드라마·영화 제작사들이 지난해 3분기 부진에 이어 4분기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난 연말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흥행과 더불어 영화 ‘아바타2: 물의 길’과 드라마 ‘더 글로리’가 열풍을 일으키면서 올해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CJ ENM(035760) 계열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은 지난 4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 1489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1% 늘고 영업이익은 63% 감소한 수치다.
중국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상대로 한 대규모 구작 판매가 상반기에 집중돼 하반기에는 관련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탓으로 분석된다. 또 드라마 ‘스토브리그’와 ‘소년심판’ 등을 제작한 길픽쳐스를 인수한 비용도 반영됐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9월 길픽쳐스의 지분 100%를 인수했는데 인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는 2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사와 영화관 메가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콘텐트리중앙(036420)은 연결 기준 4분기 매출액 2019억원, 영업손실 75억원으로 전망됐다. 자회사 SLL(스튜디오룰루랄라·옛 JTBC스튜디오)이 래몽래인과 함께 제작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JTBC 드라마 역대 2위 시청률(26.9%)를 기록하는 등 크게 흥행하면서 방송 부문에서 51억원의 영업이익이 났지만 영화 21억원 적자, 자회사 105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3분기 드라마 편성이 1편에 그친 데 이어 4분기엔 ‘재벌집 막내아들’을 제외한 드라마 편성이 4회에 불과했다. 영화 부문은 ‘아바타2′가 일반 스크린 상영관이 아닌 3차원(3D), 돌비 사운드 등 고가의 특수 상영관 중심으로 관람이 이뤄져 수익을 올렸지만, 아바타2 이외에 흥행작이 부재해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회사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2′, ENA ‘사장님을 잠금해제’,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등이 공개됐으나, 2021년 인수한 미국 콘텐츠 제작사 윕(wiip)의 라인업 부재에 더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지출이 늘면서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엔 국내외 다양한 작품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다 12월에 공개된 영화 ‘아바타2′와 스튜디오드래곤 자회사 화앤담픽쳐스가 제작한 ‘더 글로리’도 크게 흥행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전작 개봉 후 13년 만에 공개된 후속작인 ‘아바타2′는 개봉 27일 만인 이날 관객 수 900만명을 돌파했다. 외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전작보다 이틀 빠른 기록을 세우며 역대 국내 개봉 외화 박스오피스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 송혜교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공개 3일 만에 비영어권 드라마 3위에 올랐고 현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8개국에서 1위, 미주와 유럽을 포함한 62개국에서 톱 10에 올랐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1분기 드라마 16편이 tvN,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고, 콘텐트리중앙은 같은 기간 JTBC와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드라마 4편을 공개한다. 콘텐트리중앙 산하 레이블 제작 영화는 ‘범죄도시3′을 비롯해 올해 총 5편이 개봉한다.
해외 매출 증가도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트리중앙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19년 32%에서 지난해 51%로 크게 증가했다. OTT 판권 판매가 증가한 덕”이라며 “라인업 확대에 더불어 해외 제작사 실적이 기여하는 2023년에는 그 비중이 더 늘어 실적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