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고자 출격한 KA-1 공격기가 추락했다. 한국 방산업계는 올해 역대 최대규모로 무기를 수출했는데, 각종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7일 공군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39분쯤 원주기지 소속 KA-1 1대가 기지이륙 중 추락했다. 조종사 2명 모두 무사히 비상 탈출했다. KA-1은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KT-1 훈련기를 바탕으로 개발한 경공격기다. 2006년부터 우리 공군에 실전 배치됐다. 전술통제와 함께 기관포와 로켓으로 지상군 화력을 지원한다.
이번 사고를 비롯해 올해만 우리 공군의 전투기·공격기 사고는 5차례 발생했다. 지난 1월 경기 화성시 야산에 F-5E 전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순직했다. 지난 4월에는 경남 사천시 제3훈련비행단에서 KT-1 훈련기 2대가 비행훈련 중 공중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조종사 4명 모두 순직했다. 지난 8월과 11월에는 F-4E 전투기와 KF-16 전투기 1대가 각각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미사일 사고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강원 강릉시 공군비행장에서 시행한 한·미 지대지 미사일 사격 훈련에서 현무2-C 미사일이 표적이 아닌 후방의 기지 내 유류 저장고 인근에 추락했다. 다행히 탄두는 폭발하지 않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무2-C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했고 한화가 생산했다. 미사일 관리는 군 부대가 맡아왔다.
지난달엔 충남 보령시 대천사격장에서 열린 유도탄 사격대회에서는 LIG넥스원(079550)이 만든 지대공 미사일 천궁 1발이 비행 중 폭발했고,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1발은 사격 전 신호 오류로 발사를 중단했다.
잇따라 무기 사고가 발생하면서 군의 대비태세 문제를 넘어 무기체계 전반을 짚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KA-1 공격기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KA-1을 비롯한 노후 국산기 성능 개량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점은 고민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방산 수출이 170억달러라는 최대 실적을 냈지만, 사고가 계속되면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걱정”이라며 “군이 무기체계 운용 전반을 면밀히 점검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