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고자 출격한 KA-1 공격기가 추락했다. 한국 방산업계는 올해 역대 최대규모로 무기를 수출했는데, 각종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7일 공군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39분쯤 원주기지 소속 KA-1 1대가 기지이륙 중 추락했다. 조종사 2명 모두 무사히 비상 탈출했다. KA-1은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KT-1 훈련기를 바탕으로 개발한 경공격기다. 2006년부터 우리 공군에 실전 배치됐다. 전술통제와 함께 기관포와 로켓으로 지상군 화력을 지원한다.

지난 26일 오전 강원 횡성군 횡성읍 반곡리 섬강 옆 논으로 공군 KA-1 경공격기가 추락해 군 당국이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사고를 비롯해 올해만 우리 공군의 전투기·공격기 사고는 5차례 발생했다. 지난 1월 경기 화성시 야산에 F-5E 전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순직했다. 지난 4월에는 경남 사천시 제3훈련비행단에서 KT-1 훈련기 2대가 비행훈련 중 공중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조종사 4명 모두 순직했다. 지난 8월과 11월에는 F-4E 전투기와 KF-16 전투기 1대가 각각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미사일 사고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강원 강릉시 공군비행장에서 시행한 한·미 지대지 미사일 사격 훈련에서 현무2-C 미사일이 표적이 아닌 후방의 기지 내 유류 저장고 인근에 추락했다. 다행히 탄두는 폭발하지 않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무2-C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했고 한화가 생산했다. 미사일 관리는 군 부대가 맡아왔다.

지난달엔 충남 보령시 대천사격장에서 열린 유도탄 사격대회에서는 LIG넥스원(079550)이 만든 지대공 미사일 천궁 1발이 비행 중 폭발했고,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1발은 사격 전 신호 오류로 발사를 중단했다.

잇따라 무기 사고가 발생하면서 군의 대비태세 문제를 넘어 무기체계 전반을 짚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KA-1 공격기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KA-1을 비롯한 노후 국산기 성능 개량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점은 고민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방산 수출이 170억달러라는 최대 실적을 냈지만, 사고가 계속되면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걱정”이라며 “군이 무기체계 운용 전반을 면밀히 점검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