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수출하는 A사는 화물차주들의 운송거부로 제품을 선박에 싣지 못하고 있다. 신선식품이라 냉장·냉동 물류창고에 장기간 보관해야 해 보관료와 전기료가 불어나고 있다. 선적 지연이 길어지면 유통기한 초과로 제품을 폐기해야 할 수 있다. A사는 물량이 가장 많은 연말 전에 물류가 정상화되기만 바라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 운송거부(총파업)가 2주 넘게 이어지면서 수출입기업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입기업 94곳은 집단운송거부 긴급 애로·피해 신고센터에 지난달 23일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158건의 피해·우려 사항을 신고했다. ‘납품지연으로 인한 위약금 발생 및 해외 바이어(구매자) 거래선 단절’이 62건(39.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물류비 증가 50건(31.6%) ▲원·부자재 반입 차질에 따른 생산중단 36건(22.8%) ▲공장·항만 반출입 차질로 인한 물품 폐기 10건(6.3%) 순이었다.
정부가 전날 시멘트 분야에 이어 철강·석유화학으로 업무개시명령을 확대하고 나섰지만, 수출입업체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가공식품 수출업체 B사는 화물차 배차가 안 되면서 납품이 지연됐다. 결국 해외 대형마트 행사가 취소됐고 추가 비용(인건비, 장치비)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B사는 무역협회에 “해외 대형마트와 거래가 중지될 수 있어, 피해 내용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철회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 결과는 이날 오후 나올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전날 조합원 찬반 투표 결정 후 성명을 내고 “조합원들의 결정이 있을 시 현장으로 복귀하고 국회 내 논의 과정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 역시 당정협의를 통해 발표했던 안전운임 3년 연장 약속을 지켜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