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 석유화학·철강 분야 운송기사들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리자 업계는 반가움을 표시하면서도, 운송 기사들이 빨리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긴장의 끈은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민노총)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와 관련해 “명분 없는 운송거부 장기화로 우리 산업과 경제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오늘 2차로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개시명령 발동 대상은 운송사 240곳, 차주 약 1만명이며, 철강 분야는 155곳 6000여명, 석유화학 분야는 85곳 4500여명 규모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시멘트 분야에 대해 처음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었다.

6일 오전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 포항시 남구 철강관리공단 주요 도로에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뉴스1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는 파업이 길어지면서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철강 업계의 전날 출하 물량은 평소 대비 약 47%에 그쳤다. 석유화학의 경우 제품 비중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수출물량은 평소 대비 5%, 내수물량은 업체에 따라 65% 수준으로 출하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이번주부터 일부 제품에 대한 공장 가동을 멈춘 업체도 있었다. 정부가 적절한 시기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어제부터 비조합원들을 동원해 출하를 시작했는데,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 직전인 상황이었다. 지금까지는 비조합원들이 노조의 눈치를 보고 있었지만, 이번 업무개시명령으로 생업에 복귀하려는 의지를 가진 운송기사들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업무개시명령 이후 운송기사들이 빨리 복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멘트 분야 출하량은 업무개시명령 이후 평시의 90% 수준까지 올라왔다. 국토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운송기사 516명 대부분이 복귀 의사를 보였다고 밝혔으나, 이번 주말 민노총이 서울 여의도에서 총 결의대회를 예고한 만큼 파업 열기가 완전히 수그러들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시멘트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상황이 회복되는 데까지 수일이 걸렸다”며 공장 가동 중단을 목전에 두고 있는 업계 입장에서는 기사들의 복귀가 늦어지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철강업계 관계자 역시 “며칠 내에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시멘트 업계와 마찬가지로 운송기사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현업에 복귀하느냐에 따라 출하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