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밀실사를 마무리하면서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수자금 조달이 이번 인수합병(M&A)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달 18일부터 진행한 대우조선 정밀실사를 최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인섭 한화에너지 사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한화그룹 대우조선 인수단은 이달 16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현장실사도 진행했다.

당초 대우조선 노조의 반대로 현장실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실사는 순탄하게 진행됐다. 정 사장은 현장실사 전날 대우조선 노조를 직접 방문했고 9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정 사장은 본계약 시 지회 참여 보장, 고용보장, 노조·협약 승계를 확약했다. 나머지 노조 요구안은 본계약 체결 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2008년 당시 인수 후보기업인 한화, 포스코, GS(078930), 현대중공업 등 4개 회사가 보낸 현장 실사단을 저지했다. 2019년 6월 대우조선 노조, 매각반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가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현대중공업의 현장 실사를 막았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뉴스1

대우조선에 악성재고로 남았던 드릴십(심해용 원유시추선)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되면서 한화그룹은 부담을 덜었다. 대우조선은 지난 18일 리퀼라 벤처스 컨소시엄에 드릴십을 2억달러(약 2692억원)에 매각했다. 해당 선박은 인도가 두 차례 취소됐던 선박이다.

앞서 대우조선은 2013년에 시드릴로부터 드릴십 2척을 총 11억달러에 수주했다. 그러나 재무구조 악화와 유가 하락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시드릴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대우조선은 선수금 2억2000만달러(계약금의 20%)를 몰취하고 선박 소유권을 넘겨 받았다. 대우조선은 2018년에도 시추설비 투자회사인 노던드릴링과 총 6억달러(당시 약 6500억원)에 이 드릴십 2척을 매각하기로 했으나. 노던드릴링이 납품 지연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했다.

대우조선은 꾸준히 드릴십을 매각해 현재 재고 1척만 남겨둔 상황이다. 드릴십은 한 척당 매년 100억원 이상의 유지·보수비가 투입되고 장부 가치도 계속 하락해 대우조선 영업손실에 매년 반영돼왔다.

마지막 관문은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마련이다. 한화그룹은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와 경영권을 넘겨받을 계획이다. 인수 자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원, 한화시스템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 한화컨버전스 300억원, 한화에너지싱가폴 300억원, 한화에너지재팬 400억원을 각각 분담하기로 했다.

/조선비즈

최근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조 단위 자금이 들어가는 M&A를 앞둔 기업의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1조원을 조달해야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전략에 관심이 쏠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2조2513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은 1541억원에 불과하다. 연간 영업현금창출력은 지난해 기준 2024억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외부 자금을 수혈하지 않고 보유 현금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 흡수합병 후 늘어날 현금성 자산과 대규모 수출 계약건으로 유입되는 선수금을 통해 인수자금 1조원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한화디펜스 관련 수출 계약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1조원은 자체적으로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