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한국 영화 서비스가 재개됐다. 중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발동한 지 6년 만에 한국 콘텐츠가 정식으로 중국 시장에 다시 진출할 수 있게 될 조짐이 보이자 콘텐츠업계가 판로 확대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달 중순 한중 정상회담 후 중국 OTT에서 한국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했다고 지난 22일 오후 밝혔다. 대통령실은 정상회담 비공개 논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의 문화·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서로 공감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했다. 홍상수 감독의 2019년 개봉작 '강변호텔'이 중국 OTT '텅쉰스핀(텐센트 비디오)'에 공개됐고 배우 김혜수 주연의 드라마 '하이에나' 리메이크 판권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중국 내 한국 콘텐츠 방영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한한령 이전까지 30%에 다다르던 한국 콘텐츠 중국 수출 비중은 5%까지 쪼그라들었다. 수출액은 1100억원 선에서 250억원 수준으로 70% 넘게 줄었다. 중국 내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도 만연했다.
6년 만에 양국 정상이 문화 교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두 작품이 연달아 수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CJ ENM(035760), 스튜디오드래곤(253450), 콘텐트리중앙(036420), NEW(160550) 등 콘텐츠 제작·배급사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아티스트의 중국 활동 가능성이 열린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하이브(352820),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등 엔터사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
콘텐츠업계는 콘텐츠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다른 산업 대비 판호(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현지 서비스 허가권) 발급 소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한한령 기간에 제작한 작품 판매로 매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OTT 실적 부진으로 콘텐츠 제작사의 수익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중국 시장이 열린다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수 있다"며 "추가적인 비용 부담 없이 매출액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영화 강변호텔과 드라마 하이에나는 각각 2019, 2020년 공개된 구작이라는 점에서 아직 한한령 해제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수출 재개 이전에도 지난해 12월 2020년 개봉작 '오! 문희'가 중국 전역 극장에서 개봉했고, 올해 1~4월 '사임당: 빛의 일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 구작 드라마 4편이 중국에 판매됐기 때문이다.
지인혜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직접 목소리를 냈고, 한중 정상이 문화적 교류의 중요성을 서로 인정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구작이 아닌 신작을 동시방영 하거나, 1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오프라인 공연장 대관을 한국 가수에게 허용하는 등의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