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K팝이 엄청나게 뜨고 있는데, 한국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건 현지 음식입니다.”

식당·소비자를 대상으로 식당 예약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캐치테이블’을 서비스 중인 와드의 용태순 대표는 최근 캐치테이블 영문 버전을 내놓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올해 3~4월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왔었다”며 “한국에 여행 갈 예정이고 식당 예약을 하고 싶은데, 영어 버전은 없느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K푸드(한국 음식)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하면 캐치테이블의 고객사인 식당도 돈을 벌고, 이들의 예약이 많아지면 지속적으로 앱을 쓸 수밖에 없는 만큼 영어 버전을 내놓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식당 예약 관리 앱 '캐치테이블' 운영사 와드의 용태순 대표가 앱을 들어보이고 있다. /와드 제공

한국관광공사 집계를 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96만명에 그쳤던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올해 들어 9월까지 200만명에 육박한다. 남은 세 달까지 합치면,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수준(약 252만명)은 가뿐하게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당을 찾는 국내 수요도 빠르게 회복 중이다. 용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5인 이상 단체 모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면서 “(아예 장소를 통으로 빌리는) 대관 서비스도 지난 8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고,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장소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11월 설립된 와드는 올해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자금을 확보한 만큼 당장 수익을 낼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더 많은 식당과 고객을 플랫폼 안으로 유입시키는 데 공을 들일 계획이다. 현재 캐치테이블을 통해 예약을 관리 중인 식당 수는 전국 약 4000개다. 식당으로부터 예약 건수에 따라 월 3만3000원에서 9만9000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향후에는 플랫폼에 광고를 넣는 식으로 수익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손민균

-‘캐치테이블’ 영어 버전을 내놓았다.

“올해 3~4월부터 외국인들이 한국에 가려고 하는데 왜 영어 버전이 없느냐는 문의가 메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2010년 초반에만 해도 해외에 가서 인기 식당에 가려고 하면 이메일로 예약하고 갔었다. 언제 몇 시에 가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면, 그때는 안 되니 다른 요일이 어떻겠냐고 답신을 주고받는 식이다. 예약하는 데 4~5일씩 걸리기도 했다. 캐치테이블과 같은 앱을 다운 받아서 예약하면 이런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외국인도 공략하는 이유는.

“고급 식당(파인 다이닝) 입장에선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객단가가 높을 수 있다. 한국 사람이 여행 가서 와인을 시킬 확률이 20~30%라면, 프랑스 같은 해외 여행자들은 70~80%가 시킨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한국 사람은 밥 가격이 10만원이라면 5만~6만원선의 술을 시키는데, 해외는 밥 가격의 2~3배짜리 술을 시켜야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마땅한 앱이 있다면,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외국인 예약 수요가 늘면 식당도 돈을 벌고, 한국의 좋은 음식 문화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버전은 예약 가능한 음식점 소개부터 K-바비큐의 역사 등을 소개해 관광객들이 더욱 즐겁게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업데이트해나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기업 고객들도 좀 더 돈을 벌 수 있다.”

-캐치테이블에는 주로 비싼 식당이 많은 것 같은데.

“비싸다기보단 인기 레스토랑이 많다고 봐야 한다. 우리 서비스는 식당을 위한 예약·고객 관리 서비스로 시작했다. 기업용(B2B)부터 시작하다 보니 예약이 많지 않은 식당은 캐치테이블을 쓸 필요가 없었다. 음식 단가와 무관하게 그동안 예약이 많았던 곳일수록 앱의 수요가 많아 인기 있는 식당이 주로 포진돼 있는 건 사실이다. 가격대는 3만원대에서 3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캐치테이블 영문 버전. /와드

-지난 8월에 대관 서비스도 선보였다.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예약할 수 있을지’ ‘식당들은 어떻게 더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을지’ 딱 두 가지다. 다른 팀이 있으면 시끌벅적 놀기 어렵지만 대관을 하면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이는 식당 매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투자 혹한기 속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은 비결을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는 식당·소비자 양쪽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열심히 고민해 실행해나가고 있다. 이런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인 것 같다. 또 엔데믹이라는 큰 메가 트렌드나 K푸드의 인기도 보탬이 됐다. 무엇보다 의식주라는 본질적인 서비스라는 점이 중요했다. 사람이 하루 세 번 하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 집에서 먹지 않더라도 밖에서는 먹어야 한다. 외식 산업이라는 큰 시장에서 예약에서는 자리를 잡아 나가는 것을 평가 받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