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8일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한 부산 중소기업을 방문했다. 지난달 27일 취임 후 첫 현장 경영 행선지로 광주 협력사를 찾은 데 이어 ‘상생’ 행보에 또 한번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동행 비전을 강조해왔다.

이날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도금 전문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했다. 이곳은 전기아연 표면처리 전문 중소기업으로 2018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 출하식에 참석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은 삼성의 대표 CSR(사회적책임) 프로그램 중 하나로,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이 제조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제공한다.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동아플레이팅은 기존 수작업 공정을 자동화하는 등 제조 혁신을 통해 생산성이 37% 상승했고, 불량률은 77% 감소했다. 근무 환경도 개선돼 청년 고용이 활성화되면서 임직원 평균 연령도 32세로 낮아졌다. 뿌리산업인 ‘도금’이 청년들의 외면으로 고령화되고 있는 것과 정반대 모습이다.

이 회장은 동아플레이팅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사회적 난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청소년 교육’과 ‘상생협력’ 두 축을 중심으로 한 ‘미래동행 CSR’을 추진 중이다. ‘진정성을 갖고 끈기 있게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평소 생각이 반영돼 있다.

삼성은 계열사 역량을 결집해 대표 CSR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는 방식으로 재편했다.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운영했던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에 5개 전자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는 식이다. 또 임직원이 직접 기부금 사용처를 지정하는 등 ‘회사 주도형’에서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 출하식에 참석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동아플레이팅 방문에 앞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 첫 출하식에 참석했다. 삼성전기가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양산을 시작하는 서버용 FCBGA는 고성능·고용량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패키지 기판이다.

삼성전기의 서버용 FCBGA는 명함 크기만한 기판에 머리카락 굵기보다 미세한 6만개 이상의 단자를 구현해냈으며, 1㎜ 이하 얇은 기판에 수동 소자를 내장하는 EPS(수동부품내장 기술) 기술로 전력소모를 50%로 절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은 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고성능 산업·전장용 하이엔드 기판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27년 165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일본 등 해외 업체들이 주도해 온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의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