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대전 중구 청사를 유성구로 이전하는 문제와 관련해 구도심 방치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공단 위치와는 큰 관계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진공은 현재 중구에 청사를 두고 있는데, 유성구 소재 사이언스콤플렉스로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열린 소진공 국감에서 소진공 청사 이전과 관련해 “수도권 공공기관들이 지방으로 분산되고 있는 마당에, (소진공이) 공공기관 밀집 지역으로 모여드는 것은 ‘그들만의 리그’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소진공은 이전 이유에 대해 첫째로 사무공간 부족을 들었는데 지금 있는 공간보다 이전하려는 공간이 더 작다. 둘째로는 건물노후화에 따른 열악한 업무환경을 들었는데 지금 입주해 있는 건물도 3년 전에 많은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다”고 말했다.
박성효 이사장은 “현재 있는 곳이 30년 된 건물인데 9년을 거기서 있었다. 여러가지가 불편해서 이전 계획 가지고 있다”며 “몇 년 전에 중소벤처기업부가 떠나고 산하기관도 세종으로 가면서 논란 있었으나, 소진공은 대전을 떠나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소진공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지원하는 기관인 만큼 “재래시장이 있는 구도심에 있는 것이 낫지 않느냐”,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는 지적에는 대해 박 이사장은 “시장과 가까운 데에 있으라는 이야기는 맞지만, 시장 활성화 문제와 원도심 활성화 문제는 공단 위치와 큰 관계가 없다고 본다. 원도심 활성화는 소진공 직원 400명이 점심 먹는 데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정책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직원들 근무 환경이나 처우가 공무원보다 훨씬 못하다. 공사·공단 대개가 사옥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규모에서 사옥도 없이 임대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어떤 복지 시설도 그 안에 없다. 어린이집은 고사하고 휴게실도 없는 사정”이라며 “이제는 직원들 사기 진작을 위해 근무 여건은 잘 만들어 줘야 하는 게 이사장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산 관련 지적도 나왔다. 박 의원은 “소진공의 청사 이전 비용 마련 계획을 보니까, 운영비 5억원과 민간채무 10억원을 발행해 조달하는 것을 1안으로, 2안으로는 2023년 예산에 추가로 수립하는 것이라고 했다”며 “청사를 이전하려면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에서 심의받고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인데, 예산 수립도 안하는 것은 편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소진공 관계자는 “이전 계획이 공식적으로 통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예산은 반영이 안 된 것”이라며 “공식적인 (결정이) 들어오면 협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