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기술 이전 사업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되면서 ‘뉴 스페이스(New space·민간 중심 우주 개발)’를 주도하게 됐다. 김동관 한화(000880)그룹 부회장이 이끌던 우주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한국형발사체 체계종합기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와 경쟁, 기술능력평가(90%)와 입찰가격평가(10%) 부문 모두 앞섰다.

지난 6월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누리호를 포함해 다수의 우주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한화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 같아 기쁘다”며 “우선협상대상자로서 남은 절차에 충실히 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성공적으로 이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형발사체 체계종합기업은 2027년까지 6873억원이 투입되는 누리호 고도화사업을 주도한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발사예정인 누리호 4·5·6호기의 기체 제작부터 총조립까지 모두 담당한다. 특히 한화그룹은 그동안 강점을 보유했던 고체형 발사체 기술에 더해 액체형 발사체 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을 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75톤 엔진과 7톤 엔진은 국내 독자 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우주발사체 엔진이다. 영하 180도 극저온과 3300도 초고온을 모두 견딜 수 있다. 누리호에 들어간 페어링과 추력기시스템, 산화제·연료펌프, 터빈 등 발사체 주요 부품과 장비, 시험설비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05년 나로호 핵심부품과 누리호 터보펌프 개발을 시작으로 2012년부터 누리호 액체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한화그룹이 김동관 부회장 주도로 진행한 우주사업도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272210), 쎄트렉아이(099320) 등이 참여한 우주사업 총괄 컨트롤타워 ‘스페이스 허브’를 띄우고, 발사체부터 위성까지 이어지는 우주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려왔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 체계종합기업이 2031년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발사체(KSLV-Ⅲ) 개발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배를 마신 KAI는 선정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KAI 관계자는 “발사체의 핵심 부분인 체계총조립과 1단 추진제탱크 및 엔진 4기의 일체화 작업인 클러스터링 조립 등 핵심역할은 지속해서 수행할 예정”이라며 “발사체 부분에 투자하기로 한 재원을 강점이 있는 위성 분야로 전환, 집중적으로 투자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