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강협회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및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철강업계 경쟁력 제고 방안’이라는 주제로 ‘Steel Korea(스틸코리아) 2022′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열린 이날 세미나에선 철강업계의 당면 과제로 떠오른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장경준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발표를 통해 “EU 집행위원회는 2035년까지 EU- ETS(탄소배출권 거래제)의 무상 할당 비율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2030년부터는 전면 폐지할 계획에 있다”며 “철강 1톤(t)당 100~200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연간 EU에 260만톤(t) 안팎의 철강을 수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5억2000만달러(약 7200억원)의 비용이 더 들 수 있다는 의미다.

변영만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이 6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Steel Korea 2022'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제공

이에 정부와 업계가 함께 EU의 CBAM 추진 단계에서부터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실장은 “CBAM에 따라 단기적으로 철강업종이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와 업계가 대(對)EU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입법과정에 우리 기업의 입장을 잘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저탄소 철강재 생산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생산 공정을 확충하고 저탄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출 품목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저탄소 철강재 생산을 위해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산업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은 “2050 탄소중립시대에는 철스크랩이 중요한 자원”이라며 “해외 철스크랩 공급원을 발굴하고, 철스크랩 특화단지 등을 통해 가공산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영만 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전 세계적인 경기 부진으로 철강 수요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철강업계가 공급망 위기에 슬기롭게 대응하고, 저탄소·친환경 시대로의 대전환에 앞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