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들이 하루 평균 2.7회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영상 광고매체 ‘엘리베이터TV’를 운영하는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연내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회사는 최근 미래에셋증권(006800)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정하고,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현재 수도권 아파트 2곳 중 1곳(4771단지·6만5578대)에 설치돼 있다. 지난해에는 부산지사를 설립하며 부산·울산·경남 등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부산권에서도 ‘엘리베이터TV 1만대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밀폐된 공간인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면 이용자의 45%(회사 자체 조사)는 기기 속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정도로 엘리베이터TV의 광고효과는 큰 것으로 알려진다. 여러 명이 타면 시선 처리 때문에 거울을 보거나 멀뚱히 서 있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집중해 본다는 것이다. 이런 이용자 특성을 잘 공략한 덕분에 코로나19 시국에도 회사는 사모펀드의 투자를 받고 매출도 급성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 광고뿐 아니라 단지·생활 정보 등 입주민에게 깊이 관련된 콘텐츠를 35% 이상 편성하기 때문에 엘리베이터TV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면서 “아직 사업 확장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상장을 통해 아직 기기를 설치하지 않은 전국 아파트 단지뿐 아니라 오피스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오피스는 서울 225개 건물에 2236대의 엘리베이터TV가 설치돼 있다.
◇ 최대주주는 中 포커스미디어
회사는 중국 포커스미디어그룹의 지사가 아닌 합작사 형태로 지난 2017년 6월 설립됐다. 옛 KT(030200) 계열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KT테크(KTFT) 중국사무소장, 제일기획(030000) 중국법인 옥외광고 총괄, CJ CGV(079160)의 자회사 C미디어 법인장을 거친 ‘중국통’ 윤제현 대표가 2015~2017년 포커스미디어 신규사업을 총괄했던 것이 인연이 됐다.
윤 대표가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국내에 합작사를 내자고 본사에 제안한 것이 사업의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포커스미디어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지분 50.4%를 보유한 중국 포커스미디어그룹이다. 윤 대표는 지분 21.6%로 2대주주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포커스미디어그룹은 중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전 세계 6개국에서 엘리베이터 광고 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약 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해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16조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포커스미디어에 종속돼 있지 않으며, 경영이나 인사 등 주요 활동은 모두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LGU+와 맞손, 사모펀드 투자로 ‘퀀텀점프’
2017년 회사를 설립한 윤 대표는 그해 8월 LG유플러스(032640)의 미디어보드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통신사들은 인터넷 인프라가 있는 만큼 부대 사업으로 미디어보드 사업을 벌이는데, 이를 인수해 엘리베이터TV를 내놓은 것이다. LG유플러스는 회사 지분 9%를 보유한 주요주주가 됐다. 인터넷으로 콘텐츠를 틀어주는 엘리베이터TV는 LG유플러스 통신으로 작동한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의 성장은 2019년 5월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와 신영증권PE가 결성한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PEF’가 130억원을 투자하면서 본격화했다. 이 펀드는 현재 지분 19%를 보유 중이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이 자금을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영업력을 가동해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엘리베이터TV 설치 지역을 확장해나가며 존재감을 키웠다.
작년부터는 부산권 등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2018년 115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578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114억원, 영업이익률은 20%에 가까울 정도로 수익성이 좋다.
일각에서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다양한 IT 분야에 중국 자본이 들어오고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특별한 기술보다는 돈 되는 틈새시장을 중국 자본이 잘 공략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중국 자본에 종속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