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하면서 페스티벌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201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되거나 대면 행사를 접었던 페스티벌들이 속속 다시 개최되면서 전 세계가 축제 중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사실상 페스티벌은 코로나19로 2년 동안 중단된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각 기업 또는 지방자치단체들은 페스티벌을 통한 마케팅 활성화와 지역 경제 부흥에 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이 ‘페스티벌의 부활’을 기획한 이유다. [편집자주]
“지역 페스티벌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김석 한국관광공사 지역관광실장은 8월 23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및 전화 인터뷰에서 ‘페스티벌의 부활’을 전했다.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페스티벌이 주로 열렸다면, 올해는 현장 중심의 페스티벌로 돌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위드 코로나(With Corona·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에 맞춰 철저한 코로나19 방역과 참가자 분산 차원의 공간 구성, 동선 관리 등을 페스티벌 기획 단계부터 꼼꼼히 챙겨야 한다. 김 실장은 “지난 2년 동안 온라인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쌓은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 젊은층을 공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5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지역 페스티벌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팬데믹으로 전례 없는 타격을 입은 분야가 페스티벌이다. 2020년 전국적으로 개최 예정이었던 947개 페스티벌 중 83%인 789개가 취소됐고, 2021년에는 1004개 페스티벌 중 635개(63%)가 취소됐다. 그러나 올해 5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페스티벌이 다시 열리고 있다. 8월 지역 페스티벌 64개 중 취소된 것은 12개(18%)였다. 팬데믹 이후 지역 페스티벌 취소율이 2020년 83%에서 2021년 63%, 올해 8월 18%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전국이 페스티벌로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열리는 페스티벌의 특징과 변화는.
“가장 큰 부분은 온라인 페스티벌로의 전환이다.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으로 많은 페스티벌이 취소됐지만, 온라인 개최 등을 통해 그 맥을 이어 나가는 곳이 많았다. 2020년에는 주로 온라인 형태로만 진행하다 2021년에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현장 행사는 줄이고 온라인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식이었다. 2022년 현재는 다시 현장 중심의 페스티벌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사람들이 축제장을 직접 찾지 않는 온라인 페스티벌은 관광과 연계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측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공간적, 시간적 확장도 뚜렷한 특징이다. 대표적인 예로 춘천마임축제(2020년)는 페스티벌 장소를 춘천 전역으로 확대해 사람들이 한곳에 모이는 대신 일상을 찾아가는 공연으로 지친 시민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했다. 또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페스티벌의 경우 행사 기간을 대폭 늘리기도 했다. 2019년 12일 동안 현장에서 진행했던 시흥갯골축제는 2020년에는 약 한 달 동안, 2021년에는 약 4개월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페스티벌을 개최할 때 우선적으로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페스티벌 기획 단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참가자 분산을 고려한 축제 공간 구성, 동선 관리 등은 물론 강화된 방역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난 2년간 온라인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축적한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온라인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 페스티벌은 참가자 연령이 비교적 높은 것이 많은데, 온라인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젊은층을 공략하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열린 보령머드축제가 인기를 끌었는데.
“보령머드축제는 2020년에는 온라인, 2021년에는 현장·온라인 하이브리드 형태로 페스티벌을 계속 진행했다. 올해는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현장 중심으로 열렸다. 페스티벌의 연속성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보령머드축제는 참가자들이 머드(물기가 있어 질척한 흙)를 온몸에 바르고, 머드탕에서 뒹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기는 페스티벌이다. 머드는 피부 노화 방지, 피부 노폐물 제거 등 피부 미용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장 많은 참가자와 구경꾼이 몰린 건 ‘머드플레이’ 시설이었다. 지름 15m의 대형 머드탕에서 팀을 나눠 바둑돌을 찾는데, 게임에서 지면 10여 초 동안 머드 세례를 받는다. 고객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게임 형태를 접목해 사람들에게 재미를 준 것이다. 페스티벌 기간도 기존 10일에서 31일로 세 배 늘렸다. 또 해양 산업, 레저·관광 기관과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산업형 박람회 ‘보령해양머드박람회’로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은 어떤가.
“축제장을 찾는 사람들은 소비할 준비가 된 관광객이다. 이들이 주변 관광지를 방문하고, 지역 상권을 찾고, 숙박하며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단순히 축제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그 이상이다. 특히 충청남도는 보령머드축제를 바탕으로 머드의 환경·산업적 가치를 높여, 화장품·생활용기·건축 등 머드 소재 산업을 확장하고, 머드를 이용한 테라피, 헬스케어 등 고부가가치 해양 치유 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페스티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한국관광공사의 역할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지역 페스티벌 중 특산물, 전통문화·민속, 관광 자원 등을 활용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페스티벌을 선정하고 지원하고 있다. 페스티벌의 온·오프라인 홍보 및 마케팅부터 컨설팅까지 다양한 분야를 지원한다. 최근 트렌드에 맞춰 페스티벌을 개최할 수 있도록 돕는 ‘축제 선도과제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핵심은 ‘친환경 페스티벌’인데, 5월 열린 춘천마임축제를 예로 들어보자. 이 페스티벌은 올해 친환경 발전기를 사용해 이산화탄소(CO₂) 예상 배출량의 26% 이상을 감축했다. 또 모듈형 전력 공급 장치를 도입해 전선 폐기물을 줄였고, 숯을 활용한 친환경 화약을 사용해 87.5%의 화약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
지역 페스티벌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팁을 준다면.
“지역 페스티벌은 저마다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을 담고 있는데, 이러한 배경을 사전에 인지한다면 페스티벌을 보다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진주대첩(1592년)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내려온 빛 축제다. 임진왜란 당시 벌어진 진주성 전투에서 적군이 강을 건너려고 하자 강물에 유등(기름으로 켜는 등불)을 띄워 이를 저지했다고 한다. 진주 남강유등축제에선 유등 띄우기 등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을 진행한다. 남원춘향제, 안동국제탈춤축제, 이천쌀문화축제, 금산인삼축제, 함평나비축제,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 화천산천어축제 등도 그 지역 역사와 문화, 특산물 등을 핵심 콘텐츠로 개최하는 페스티벌이다.”
<관련기사>
Part 1. 페스티벌 경제, 다시 뜬다
①지구촌 축제들 3년 만에 다시 뜨거운 함성 속으로
②[Infographic] 페스티벌의 부활
Part 2. 돌아온 페스티벌
③[Interview] ‘독일 옥토버페스트’ 주최뮌헨시 클레멘스 바움개르트너 노동경제개발부장
④[Interview]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2′ 주최인천시 김경아 문화체육관광국장
⑤[Interview] ‘서울페스타 2022′ 주최 서울시 최경주 관광체육국장
Part 3. 전문가 제언
⑥[Interview] 장수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⑦[Interview] 김석 한국관광공사 지역관광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