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내셔널(001120)이 주력인 석탄 사업 호조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석탄이 기후위기 주범으로 꼽히는 탓에 대대적으로 알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시아 석탄 메이저’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40년 가까이 석탄과 함께 성장해온 LX인터내셔널 입장에서는 에너지 전환에 맞춘 사업 구조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3일 종합상사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증가한 28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석탄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지난해 2분기 대비 호주산 석탄 가격은 246%가 올랐고, 인도네시아산 석탄 가격도 65% 올랐다. 이에 LX인터내셔널은 직접 보유한 인도네시아 탄광 생산량을 늘렸고, 석탄 트레이딩에도 힘을 쏟았다.

탄광이 속한 자원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30억원에서 올해 1215억원으로 834% 증가했고, 석탄 트레이딩을 반영한 트레이딩·신성장 사업 부문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208억원에서 올해 674억원으로 224% 늘었다.

LX인터내셔널의 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 GAM 광산에서 생산된 석탄이 선적되고 있다./ LX인터내셔널 제공

LX인터내셔널은 석탄을 중심으로 40년 가까이 업력을 쌓았다. 회사는 반도상사 시절인 1983년 호주 엔샴 광산 개발 참여를 시작으로, LG상사 시절을 거치며 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과 중국 내몽골 등에서 석탄 생산 능력을 늘려가며 아시아 석탄 메이저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최고경영자(CEO)인 윤춘성 대표도 석탄사업부장과 인도네시아지역총괄, 자원부문장을 역임했다.

수익에서 석탄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압도적이다.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순이익은 연결기준 5400억원인데, 인도네시아 광산 관련 자회사의 순이익은 1530억원에 달한다. 중국 내몽골과 호주 광산에 대한 지분 투자를 위해 만든 자회사들의 순이익 740억원까지 더하면 석탄 사업의 이익 기여도는 더 올라간다. 같은 자원 부문에 속한 팜농장(230억원)의 수익보다 훨씬 크다. 매출액 기준 사내 비중이 가장 큰 물류 부문(1420억원)보다도 많은 수익을 냈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중심으로 한 기후위기 문제가 대두되면서 석탄 사업을 대외 홍보 소재로 삼기가 어려워졌다. 석탄 중심의 회사 수익 구조도 개편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익 구조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LX인터내셔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담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석탄 사업이 전 지구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있다”며 “석탄 사업이 우리의 주력 사업이었음에도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고 부정적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적었다.

LX인터내셔널은 석탄 사업을 광산 생산 중심에서 간접 투자 및 트레이딩 방식으로 이전하고, 친환경 사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중이다. 석탄 광산 경험과 인적·물적 자원은 인도네시아에 매장량이 풍부한 니켈로 돌려 확대되는 2차 전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하는 등 생물 유기체 기반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에도 진출했고,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