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올해 상반기 국내 숙박업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호캉스(호텔+바캉스)족’이 늘면서 제주, 강원, 부산 같은 인기 휴양지 외에 서울, 대구, 대전 같은 대도시의 숙박 매출도 늘었다.

26일 숙박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온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숙박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다는 숙박업소와 포털, 여행 온라인 플랫폼, 이커머스를 중개·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데, 전국 5만개 숙소의 35만 객실의 판매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다.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161% 늘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이른바 ‘보복 소비’로 여행, 항공업계가 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숙박업 역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호캉스 열풍에 호텔들의 객실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월별로 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22 대한민국 숙박대전’을 진행한 4~6월에 매출이 크게 늘었다. 4월 매출은 작년보다 101%, 5월과 6월에도 각각 108%, 112% 늘었다.

숙박 유형별로 보면, 호텔이 225% 증가하며 특수를 누렸다. 이 기간에 대구(424%), 대전(390%), 서울(309%), 광주(242%) 등 대도시에서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온다 관계자는 “호캉스 열풍이 이어지며 대도시 프리미엄 호텔, 신규 대형 호텔의 객실 판매가 크게 늘었다”라며 “중소형 호텔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리조트도 매출이 215% 늘었다. 반면 최근 레저 트렌드를 이끌었던 글램핑, 카라반, 캠핑의 인기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거래에 그치며 다소 주춤하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그래픽=손민균

이런 추세는 성수기인 7~8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숙박 플랫폼 ‘야놀자’가 이 기간 숙소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내 숙소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예약률은 강원도가 26.5%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19.8%), 경기도(19.1%), 부산(18.6), 서울(1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예약의 절반 이상이 제주, 강원도에 집중됐던 작년과 달리 지역별 예약률이 고르게 분포된 것이 특징이다. 4~5성급 호텔을 중심으로 호텔 예약률이 가장 높았던(126%) 것이 반영된 결과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전후로 관광보다는 휴양, 비싸도 일정만 맞으면 여행을 떠나 돈을 쓰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