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의 파업이 47일째 이어지면서 조선업계의 근로자 수가 작년 말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조선업계 인력은 직영 4만854명, 하청 5만2138명 등 총 9만2992명이다. 지난해 말보다 직영은 680명 줄고, 협력사 소속은 985명 늘었다. 아직 6월 기준 인력은 집계가 되지 않았으나,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하청지회 파업 여파로 대우조선해양 사내 협력사 7곳이 폐업하거나 폐업할 예정이라 6월 이후에는 감소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협력사 7곳 소속 인력은 약 800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로 대우조선해양 협력사가 문을 닫고, 정규직 직원들도 휴업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업계 전체적으로 인력이 늘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 노조 전임자 인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파업에 돌입했고, 지난달 22일부터 대우조선해양 1독(Dock·선박 건조장)을 점거하고 있다.
앞으로 건조해야 하는 선박 수(수주잔량)는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지난 5월말 기준 상선 등 399척, 해양플랜트 3기로 지난해 5월보다 22.6% 늘었다. 삼성중공업(010140)의 수주잔량도 지난 6월 말 154척(플랜트 6기 포함)으로 19.4% 증가했고,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량 역시 같은 기간 20.7% 늘어난 134척(플랜트 10기 포함)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선박 건조가 본격화하면서 오는 9월부터 용접, 도장, 전기 등 선박 건조의 핵심인 기능직 인력이 9500여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6월에는 1만1000명 이상의 기능직 인력이 모자랄 것으로 내다봤다. ‘저임금’이 가장 큰 원인이다. 조선업계는 불황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인건비부터 조였다.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특근 수당 등이 사라지면서 임금 실수령액도 줄었다.
문제는 저임금이란 구조적 문제를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장 선박 건조량이 늘어나면 자재 구입 등을 위한 비용이 증가해 현금 흐름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 역시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올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523%에 육박했다”며 “건조 자금은 많이 증가하는데 비해 인도 대금은 감소해 유동성 부족도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하청지회 파업과 불법 점거로 6000억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협의회와 하청지회는 지난 15일부터 정상화를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다음주부터 하계휴가에 돌입해 이번 주중으로 결론을 내자는 공감대는 형성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