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호 태풍 에어리가 본격적으로 태풍 시즌을 알린 가운데, 한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견뎌내야 하는 강풍 수준이 최근 초속 70m로 자리잡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슨(018000)은 최근 10㎿급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개발 및 실증 과제 주관사로 선정됐는데, 해당 시스템은 초속 70m 수준의 순간 최대 풍속을 동반하는 태풍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회사의 4.2㎿급 기존 장비도 해상풍력용은 초속 70m급 강풍에 견딜 수 있다.

유니슨 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034020), 효성중공업(298040) 등 풍력발전기 제작사들이 2017년 이후 시장에 내놓고 있는 최신 해상풍력용 발전기는 모두 초속 70m의 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효성중공업의 제품은 초속 77m의 바람도 견딜 수 있다. 그전까지 상용화된 풍력발전기가 견딜 수 있는 최대 풍속인 초속 59.5m보다 높은 기준이 적용된 것이다.

전북 군산시 앞 바다에 설치된 유니슨의 4.2㎿급 풍력터빈. /유니슨 제공

이처럼 풍력 발전기의 내구성이 강화된 이유는 지난 2016년 한반도를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 때문이다. 당시 차바가 지나간 제주도에서는 초속 56.5m의 순간 최대풍속이 관측됐는데, 제주 김녕의 국가풍력실증단지에 설치돼 가동되던 풍력발전기 2기중 1기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날개(블레이드) 일부가 파손됐다. 이후 사고 조사 결과 당시 현장에서는 초속 62m를 넘는 바람이 3초 이상 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해당 설비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권고한 기준에 따라 초속 59.5m의 바람까지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지만, 태풍 ‘차바’가 이를 넘어선 강풍을 몰고 오자 버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실증단지 내 또다른 설비는 최대풍속 62.5m의 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돼 무사했다.

통상적으로 태풍은 적도 부근의 뜨거운 바다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아 발생해 성장하고 북상하다가, 북위 30도를 넘어 한반도에 접근하면 세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풍속이 느려진다. 최고 풍속 초속 77m까지 기록했던 2016년의 태풍 ‘차바’는 제주도 인근에서도 강한 세력을 유지한 기상 이변이었다. 이후 국내에서 설치되는 신형 해상풍력용 발전기는 초속 70m의 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풍력발전기는 초속 3.5m 이상에서 가동이 가능하며 초속 11m 부근에서 최적의 효율을 낸다. 바람의 속도가 초속 25m를 넘어가면 발전을 중단하고 블레이드(날개)의 각도를 바꿔 바람을 흘려보내 설비의 피해를 막는다.

한반도를 향하다 일본쪽으로 방향을 바꾼 태풍 에어리는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서 초속 20m의 풍속을 기록했고, 지난 5일 오전 3시 일본 나가사키 인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때는 초속 15m의 풍속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