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국내 원전 산업 경쟁력이 하락하는 사이,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 중 중국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원전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즉각 재개해 관련 산업계에 일감을 공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3일 발표한 ‘재생에너지 산업 밸류체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 중 중국이 13.5%로 2위를 차지했다. 2015년 4위(6.6%)에서 두 계단 올라선 것이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6.4%에서 6.0%로 0.4%포인트(p) 축소됐다. 다만 순위는 5위로 변화가 없었다.
국내 원전 공급업체의 매출액과 해외 매출액도 5년간 하락했다. 2015년 5조3555억원이었던 원전 공급업체 매출액은 2020년 4조573억원으로 줄었고, 해외 매출액도 같은 기간 2조1542억원에서 502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경련은 국내 화석연료 발전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원자력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0년 기준 6.5%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으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전 생태계 회복의 필수 과제로 전경련은 신한울 3·4호기 원전의 즉각 건설 재개 등 산업계의 조속한 일감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재생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 발전의 경우, 밸류체인 상에서 중국 기업의 독점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태양광 발전 시스템 구축의 필수 부자재인 잉곳과 웨이퍼는 중국이 글로벌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풍력 산업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작년 풍력 발전용 터빈 제조사 현황을 보면 글로벌 상위 기업 10개 사 중 6개 사가 중국기업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대대적인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이 급성장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세액공제비율 향상 등 기업 지원정책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정부 차원의 장기적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수소 밸류체인은 크게 생산, 운송·저장, 활용 분야로 구분되는데, 생산 분야에서는 일본과 독일, 운송·저장 분야에서는 프랑스와 미국, 활용 분야에서는 미국(발전용 연료전지), 일본(가정·건물용 연료전지), 한국(발전용 연료전지)이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경련은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액션플랜을 만들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수소 관련 규제 점검 및 수소 기술 발전 지원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진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