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미국의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핵심 작물인 면화(목화)의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대체 공급지의 면화가격 급등으로 우즈베키스탄 등 다른 면화 수출국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우즈베키스탄 최대 면방 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의 매출과 이익도 급증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즈베키스탄에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어, 향후 이익 규모가 확대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미국 등 서방에서는 중국이 신장 지역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수용소에 가두고 강제 노동을 시키는 등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은 현지 주민이 과격분자가 되지 않도록 직업 훈련센터를 운영했을 뿐이라며, 수감·강제노동 등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Uyghur Forced Labor Prevention Act)은 중국 신장지역에서 생산한 물품은 일단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추정해 수입을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수입품의 공급망 중 일부라도 신장지역과 관련이 있다면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 수입 금지를 피하기 위해서는 해당 물품이 강제 노동 산물이 아니란 점을 수입자가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신장 지역에서는 독립적 감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신장산(産) 면화 사용이 불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신장산 면화의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면화의 50%가 넘는 300만톤(t)이 아직 팔리지 않고 재고 상태로 남아 있다. 또 3개월 후에는 올해 재배된 면화 수확철에 접어든다.
반면 중국 신장 외에서 생산된 면화 가격은 급등세다. 신장산 면화를 쓰던 기업들이 이를 대체할 다른 지역의 면화를 찾느라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세계 2위의 면화 생산대국인데, 이중 80~90%를 신장이 차지한다. 중국의 섬유 관련 수출은 지난해 3000억달러를 넘어서며 중국 전체 수출의 약 10%에 육박했다.
이에 호주 NGO 및 영국 BBC 등이 강제 노동 문제 제기를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0년 3월 1일 1파운드당 50센트 수준이었던 미국 원면 선물 가격은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 5월 4일 154센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사 이익을 주로 보고 있는 면화 생산지는 신장 인근의 우즈베키스탄이다. 우즈베키스탄은 기후 조건과 구소련의 경제정책 영향 등으로 면화 생산과 수출에서 세계 7위권내에 드는 나라다. 우즈베키스탄은 면화 파종부터 수확, 유통 전 과정을 정부가 관리해왔다. 이 과정에서 우즈베키스탄도 강제 노동이 만연해 오랫동안 국제사회의 배척 대상이었다. 그러나 2016년 정부 리더십 교체 등의 영향으로 강제노동 금지법이 도입되고 면화농장 민영화 등이 추진되면서, 올해 초 강제노동 면화생산국이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996년 대우면방법인을 설립하면서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했다. 현지에서 원면을 구매해 단사와 합사, 면직물 제품을 생산해 이중 약 50%를 중국과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판매한다. 페르가나와 부하라 등의 지역에 방적 공장 3개, 제직 공장 2개를 갖춘 우즈베키스탄 내 최대 면방기업이기도 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현지법인은 2015~2019년에 연간 1415억~1587억원 수준의 매출과 4억~52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에도 매출액 1297억, 당기순이익 49억원을 기록하다 글로벌 기업들의 신장산 면화 수입금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작년엔 매출액 1903억원, 당기순이익 370억원을 기록하며 급상승했다.
올해도 면화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신장산 면화에 대한 수요가 급감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즈베키스탄 면화 사업 실적은 당분간 견조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또다른 면화 생산 대국인 미국의 가뭄으로 올해 면화 공급이 제한될 것이란 점도 면화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즈베키스탄 면화 사업을 더 확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우즈베키스탄의 국영농장 민영화 정책에 따라 면화를 직접 재배하기 위한 116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 이와 별도로 노후화한 현지 공장의 시설을 최신 시설로 교체하기 위한 100억원 규모의 투자도 진행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강제 노동 논란을 막기 위해 ‘현대 노예제 및 인신 매매 방지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