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시작으로 각종 챌린지가 크게 유행하며, 숏폼 콘텐츠 플랫폼 틱톡이 새삼 주목받았다. 문자 그대로 ‘짧은 영상’을 의미하는 숏폼(Short-Form)은 보통 평균 15초에서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콘텐츠로 정의된다. 틱톡은 영상 제작과 공유가 쉽고, 빨리 유행한다는 특성 덕분에 출시 초기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코로나19 당시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 세대의 사랑을 받는 콘텐츠로 부상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숏폼의 인기는 기업들의 이목을 끌었다. ‘콘텐츠 공룡’인 메타(옛 페이스북)와 구글(유튜브)은 잇달아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서비스를 내놓았고, 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또 이용자가 곧 소비자인 숏폼 플랫폼의 광고·홍보 효과를 주목한 많은 기업이 숏폼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이코노미조선’은 숏폼 콘텐츠 생태계를 구성하고 주도해온 플랫폼, 크리에이터 등을 만나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 봤다. [편집자 주]

설윤환 틱톡코리아 글로벌비즈니스솔루션(GBS) 제너럴 매니저. /틱톡코리아

“전문 지식이 없어도, 특별하거나 뛰어나지 않아도 누구나 좋은 영상을 만들고 쉽게 확산시킬 수 있다. 이는 마케팅 포인트로서도 큰 강점이다.”

5월 24일 ‘이코노미조선’이 만난 설윤환 틱톡코리아 글로벌비즈니스솔루션(GBS) 제너럴 매니저는 틱톡의 인기 요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숏폼의 원조’로 불리는 틱톡은 15초에서 10분 사이 숏폼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중국 모바일 인터넷기업 바이트댄스가 2016년 중국에서 더우인, 2017년부터는 한국을 포함, 해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틱톡은 쉽게 찍어 간단히 올릴 수 있고, 짧은 시간에 많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급성장했다. 실제로 틱톡은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와 앱 데이터 분석 업체 ‘데이터닷에이아이(옛 앱애니)’ 등에 따르면, 틱톡은 역대 앱 중 최단기간 내 20억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전 세계 비(非)게임 앱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통합 다운로드 수 35억 회를 기록, 전 세계 앱 중 1위에 올랐다.

이런 분위기 속 숏폼 콘텐츠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기존 ‘콘텐츠 공룡’ 메타(옛 페이스북), 유튜브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를 잇달아 내놨다. 또 틱톡의 주요 소비층이자 활용층인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타깃으로 한 기업들은 틱톡을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설 제너럴 매니저에게 틱톡 그리고 숏폼 콘텐츠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숏폼 콘텐츠를 정의하면.

”틱톡의 관점에서 보자면, 15초~10분 길이 영상을 의미한다. 틱톡이 보는 숏폼 콘텐츠는 쉽게 만들 수 있고, 쉽게 재생산할 수 있는 양식이다. 그리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 영상 길이가 길면 아무래도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능이 많이 필요하다. 또 영상이 늘어지면 재미는 반감되는 경우가 많다. 초 단위 내 압축적으로 재미 요소를 넣기 위해서는 영상이 더 다이내믹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 30~40분 단위 라이브 커머스 같은 콘텐츠도 숏폼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 것처럼 시장의 성장 방향에 따라 다양한 확대 해석도 가능하다고 본다.”

코로나19 사태가 틱톡에 미친 영향이 있나.

”코로나19 당시 플랫폼 기업이 급성장했는데, 틱톡도 그런 흐름을 탔다. 사실 이전에는 MZ 세대가 틱톡의 주요 소비층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Y 세대(1985~1996년생)를 넘어 X 세대(1975~ 1984년생)까지, 틱톡을 접하는 연령층이 다양해졌다. 영상을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영상을 올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플랫폼을 즐기는 주체가 다양해지면서 올라오는 영상 카테고리도 확대됐다. 홈트레이닝, 주식 정보, 요리, 건강 등 짧지만 알찬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내용의 영상이 늘었다.”

숏폼 콘텐츠가 뜬 이유는 뭘까.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본다. 긴 영상은 전문가 수준의 기획력이나 편집 툴, 기술, 장비가 필요한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숏폼은 전문 지식이 없어도, 특별하거나 뛰어나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나 좋은 영상을 만들 수 있고, 또 이를 쉽게 확산시킬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BTS를 모델로 틱톡에서 전개한 탄소 중립 관련 챌린지. /틱톡

기업들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틱톡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을 예로 들면 현대자동차는 BTS를 모델로 내세워 지속가능경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브랜딩에 틱톡을 활용했고,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을 부각하는 글로벌 광고 영상을 틱톡을 통해 노출했다. 빙그레, TS 샴푸 등은 틱톡 크리에이터의 자사 제품 관련 인기 영상을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 밖에 티몬은 틱톡과 직접 손잡고 콘텐츠 제작과 전문 커머스 크리에이터 육성에 나섰으며, 다양한 기업들이 틱톡 공식 계정을 열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틱톡의 강점을 꼽으면.

”대부분 소비 영역에서 주요 소비층이 된 MZ 세대를 중심으로 쉽고 빠르게 영상을 재생산할 수 있는 틱톡의 특성은 기업의 홍보·마케팅 관점에서도 큰 강점이 된다. 또 틱톡에는 사용자의 선호를 반영해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이 있다. 사용자 추천 피드(담벼락)에 뜨는 일반 콘텐츠 사이에 자연스럽게 광고가 뜨는 식인데, 개인 관심사에 맞춰 콘텐츠를 보여주고, 그사이 광고가 노출되다 보니 사용자의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고 거부감도 덜하다. ‘광고답지 않은’ 콘텐츠가 구매와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틱톡 사용자의 67%는 틱톡에 영향을 받아 계획에 없던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에 대한 피드백이 빠르다는 점도 장점이다. 소비자 반응을 빨리 파악할 수 있으니 효율적인 광고·마케팅 집행이 가능하다. 아울러 틱톡은 광고주가 틱톡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고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 ‘틱톡 크리에이티브 랩’을 두고 있다. 틱톡 크리에이티브 랩은 인기 틱톡 크리에이터, 마케터, 아트 디렉터, 콘텐츠 제작자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마케팅 기획부터 제작, 집행 등 전반을 컨설팅한다.”

틱톡 자체 커머스 기능은 없나.

”틱톡은 지난해 라이브 기능, 영상 내 상품 페이지로 연결하는 ‘프로덕트 링크’, 여러 상품을 하나의 영상에서 카드처럼 넘겨보고 제품 페이지로 연결할 수 있는 ‘컬렉션 애즈’ 등 이커머스 기능을 계속 선보였다. 아울러 틱톡 내에 홈페이지처럼 온라인 숍을 열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틱톡숍’ 서비스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영국에서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4월에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 확대했다. 국내 틱톡숍 서비스 출시도 준비 중이다.”

숏폼 콘텐츠 시장의 미래를 전망하면.

”숏폼 콘텐츠는 하나의 생태계로 확장하며 발전할 것이다. 숏폼이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됐다. 기업 수준의 매출을 내는 크리에이터도 늘어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틱톡은 유저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광고주의 브랜딩 효과 극대화를 도울 수 있는 방향으로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Part 1. 숏폼 콘텐츠, 놀이터에서 비즈니스로

①짧지만 확실한 행복, ‘숏확행’ 시대

②[Infographic]콘텐츠 판 흔드는 숏폼 플랫폼

Part 2. 숏폼 콘텐츠 생태계 만드는 사람들

③[Interview] 테사 라이온스-레잉 인스타그램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총괄

④[Interview] 설윤환 틱톡코리아 글로벌비즈니스솔루션 제너럴 매니저

⑤[Interview] 이현진 유튜브 한국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⑥[Interview] 박관용 순이엔티 MCN 사업본부장

⑦[Interview] 틱톡 크리에이터 ‘원정맨’

Part 3. 전문가 제언

⑧[Interview] 호프 호너 레몬라이트 비디오 프로덕션 최고경영자(CEO)

⑨[Interview] 영국 IT 전문 저널리스트 크리스 스토켈-워커

⑩[Interview] 콘텐츠 전문 VC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