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시작으로 각종 챌린지가 크게 유행하며, 숏폼 콘텐츠 플랫폼 틱톡이 새삼 주목받았다. 문자 그대로 ‘짧은 영상’을 의미하는 숏폼(Short-Form)은 보통 평균 15초에서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콘텐츠로 정의된다. 틱톡은 영상 제작과 공유가 쉽고, 빨리 유행한다는 특성 덕분에 출시 초기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코로나19 당시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 세대의 사랑을 받는 콘텐츠로 부상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숏폼의 인기는 기업들의 이목을 끌었다. ‘콘텐츠 공룡’인 메타(옛 페이스북)와 구글(유튜브)은 잇달아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서비스를 내놓았고, 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또 이용자가 곧 소비자인 숏폼 플랫폼의 광고·홍보 효과를 주목한 많은 기업이 숏폼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이코노미조선’은 숏폼 콘텐츠 생태계를 구성하고 주도해온 플랫폼, 크리에이터 등을 만나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 봤다. [편집자 주]

이현송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대표.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숏폼 콘텐츠 제작 자체만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다. 이를 통해 획득한 유저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방법이 관건이다.”

‘아기상어’로 유명한 콘텐츠 기업 더핑크퐁컴퍼니의 밴처캐피털(VC) 자회사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는 숏폼 콘텐츠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에 이렇게 조언했다.

투자 업계에서 콘텐츠 전문 VC로 통하는 스마트스터디벤처스는 지난해 9월 450억원 규모 첫 벤처펀드 ‘베이비샤크넥스트유니콘IP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에는 웹툰, 웹소설 그리고 ‘숏폼 동영상’이 포함됐다. ‘이코노미조선’은 5월 26일 이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숏폼 콘텐츠를 주목하는 이유와 시장 전망을 물었다.

어떤 숏폼 콘텐츠 기업에 투자하고 있나.

”우선 숏폼 콘텐츠를 ‘패스트 콘텐츠(fast contents)’로 정의하고 싶다. 즉, 숏폼 콘텐츠는 ‘짧은 영상’뿐만 아니라 짧고 잦은 소비 주기에 적합한 ‘스낵 컬처(snack culture·과자처럼 간편하게 소비하는 문화)’ 콘텐츠까지 포괄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회사는 숏폼 콘텐츠 IP를 직접 제작하는 기업인 웹툰·웹소설 제작 스튜디오 ‘엔돌핀’, 초단편 소설 퍼블리셔 ‘텍스처’부터, 소셜미디어(SNS) 게재용 숏폼 영상 편집 솔루션 기업 ‘비디오몬스터’, 숏폼 콘텐츠 저장이나 북마크 기능을 제공하는 ‘피큐레잇’ 등 다양한 숏폼 콘텐츠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 심사에서는 각 기업의 서비스가 타깃으로 하는 시장 전망, 유저의 성장성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 각 투자 규모를 밝히긴 어렵지만, 비디오몬스터에 시리즈A 투자, 피큐레잇에 프리A 투자, 텍스처에 시드 투자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벤처펀드를 조성하면서 ‘숏폼 동영상’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꼽은 이유는.

”콘텐츠는 대중에 한 번 노출되면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하고 비교적 빠른 시일 내 흥행이 결정돼 수익 변동성이 매우 크다. 특히 숏폼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 흥행성을 테스트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다.”

숏폼의 인기 요인이 뭘까.

최근 트렌드는.”소비 패턴과 관련됐다고 본다. 현대 사회의 모든 범용재 소비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콘텐츠 제작이나 활용이 쉽다는 점도 주효하다. 숏폼 콘텐츠는 15초가량 동영상 클립을 촬영하고 음악, 특수효과를 넣어 편집한 영상을 플랫폼 계정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소비자의 콘텐츠 제작 진입 문턱도 비교적 낮아 기업들도 각종 챌린지 등 숏폼을 활용해 마케팅을 전개하는 게 대세가 됐다. 다만 최근 숏폼 콘텐츠는 방구석에서 콘텐츠를 찍었던 1세대 유튜버와 달리 콘텐츠 질이 크게 상승했다. 기업이나 아티스트, 전문 스튜디오가 만든 콘텐츠(PGC·Professional Generated Content)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가 만드는 콘텐츠(UGC·User Generated Co-ntent)도 처음부터 시리즈물로 기획해 하나의 브랜드 아래서 인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트렌드가 됐다.”

숏폼 콘텐츠 관련 기업에 조언하면.

”사실 ‘숏폼’이나 ‘패스트 콘텐츠’란 단어를 써서 시장을 구분하는 게 어려울 정도로 숏폼 콘텐츠와 플랫폼은 이미 주류가 됐고, 시장 경쟁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콘텐츠 형식보다는 주 소비 세대인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저격한 콘텐츠 기획과 콘셉트가 중요하다. 또 콘텐츠가 흥행하더라도 인기의 지속 주기가 매우 짧으므로,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해야 한다. 투자 업계도 이 시장을 계속 주목할 전망이다. 다만, 콘텐츠 제작 자체로는 수익화가 어렵기 때문에 투자 시 숏폼 콘텐츠로 획득한 유저를 어떻게 비즈니스에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Part 1. 숏폼 콘텐츠, 놀이터에서 비즈니스로

①짧지만 확실한 행복, ‘숏확행’ 시대

②[Infographic]콘텐츠 판 흔드는 숏폼 플랫폼

Part 2. 숏폼 콘텐츠 생태계 만드는 사람들

③[Interview] 테사 라이온스-레잉 인스타그램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총괄

④[Interview] 설윤환 틱톡코리아 글로벌비즈니스솔루션 제너럴 매니저

⑤[Interview] 이현진 유튜브 한국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⑥[Interview] 박관용 순이엔티 MCN 사업본부장

⑦[Interview] 틱톡 크리에이터 ‘원정맨’

Part 3. 전문가 제언

⑧[Interview] 호프 호너 레몬라이트 비디오 프로덕션 최고경영자(CEO)

⑨[Interview] 영국 IT 전문 저널리스트 크리스 스토켈-워커

⑩[Interview] 콘텐츠 전문 VC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