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8일까지 한국무역협회에 100건이 넘는 기업들의 피해 사례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접수된 화물연대 파업 관련 기업들의 애로사항은 총 112건이다. ‘위약금 발생’이 29건(25.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납품지연 25건(22.3%) ▲원자재 조달 차질 19건(17%) ▲선박 선적 차질 14건(12.5%) ▲물류비 증가 13건(11.6%) 순이었다.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부산시 남구 용당휴게소에 주차된 화물차 뒤로 신선대터미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뉴스1

화학품 판매업체 A사는 수입 원자재를 본사로 운송하지 못해 2억원가량의 피해를 봤다고 무역협회에 전했다. 인테리어 제품 수출업체도 미국으로 가는 선박에 제품을 싣지 못하면서 재고 비용 등으로 약 2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생산을 중단한 사례도 12건(10.7%) 있었다. 철도차량 부품을 수출하는 무역업체는 중국에서 수입한 화물을 인천항에서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생산라인이 멈추면 1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피해 기업들은 현장에 경찰 등의 투입을 늘리고, 선박에 제때 화물을 선적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산업계 전반에서 물류 차질을 빚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이후 쌍용C&E, 한일시멘트(300720), 성신양회(004980), 아세아시멘트(183190), 한일현대시멘트(006390) 등 국내 대표 시멘트 7개사의 하루 출하량은 평소의 10%를 밑돌고 있다. 이틀간 매출 손실 규모도 308억원으로 추산됐다.

철강재 출고도 애를 먹고 있다. 파업이 이어지면 현대제철(004020)은 하루 평균 4만톤(t), 포스코는 3만5000t가량의 육상 운송이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도 대전공장에서 출하되는 물량이 평소의 30% 정도로 줄었고, 금호타이어(073240)는 국내 공장 3곳에서 아예 출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물연대는 올해 말로 일몰될 예정인 ‘안전 운임제’ 지속·확대 시행을 요구하며 전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 운임제 일몰 조항을 폐지하겠다고 정부가 확약할 때까지 총파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