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거부(총파업)에 나선 지 하루 만에 시멘트업계와 철강업계 등에서 수십만톤의 제품이 제때 출하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8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쌍용C&E, 한일시멘트(300720), 성신양회(004980), 아세아시멘트(183190), 한일현대시멘트(006390) 등 국내 대표 시멘트 7개사의 전날 출하량은 1만5500톤(t)에 그쳤다. 평소 일평균 출하량 18만t의 10% 이하로 떨어졌다. 매출 손실 규모는 약 153억원으로 추산됐다. 시멘트 1t당 기준 가격 9만3000원에 평소보다 줄어든 출하량 16만4500t을 곱한 값이다.
한국시멘트협회는 “화물연대가 시멘트 생산공장 정문과 후문을 봉쇄했던 단양, 제천, 영월, 강릉 지역 시멘트 공장의 출하가 전면 중단됐었다”며 “삼척, 동해 등 봉쇄되지 않은 공장 역시 파업과 상관없는 비화물연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주들이 시멘트 운송 시 예상되는 화물연대의 방해행위가 부담돼 이번주 운송은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오전 9시 기준 단양, 제천, 영월, 강릉 지역의 시멘트 공장을 화물연대가 봉쇄하지 않고 있지만 운송 방해행위에 부담을 느껴 BCT 출입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화물연대의 불법행위 근절을 약속한 정부의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파업이 지속된다면 1주일 뒤면 피해 규모는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물류난을 겪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전날 대부분의 철강사에서 육로운송을 통한 제품 출하가 중단됐다. 파업으로 인해 하루 평균 현대제철(004020)은 4만t, 포스코는 3만5000t의 철강재 수송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국제강(460860)과 KG스틸(016380) 등 다른 철강사도 출하 시점을 조정했다. 하루 평균 내수 판매량을 고려할 때 전날 10만t 이상의 철강재가 발 묶인 것으로 보인다.
철강사들은 파업 장기화를 걱정하고 있다. 철강사 관계자는 “미리 제품 출하량을 늘렸고, 철도 등 대체 운송수단을 활용해 당장은 화물연대의 파업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며 “하지만 파업이 일주일 이상 길어지면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제조업계에서도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조선사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자재 운송에 영향이 우려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안전 운임제’를 유지·확대 시행할 것임을 요구하며 전날부터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 2만2000여명 가운데 34%(7500여명)가 집회에 참여하거나, 물류거점 주변에 대기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