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등 각종 차량 유지비가 오르면서 자가 운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품목중 ‘개인 운송장비 운영’ 관련 상승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주유건을 잡으려 손을 뻗고 있다. /뉴스1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4% 올랐는데, 지출 목적별 12개 부문중 교통 물가 상승률은 14.5%에 달했다. 지출 목적별 부문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교통 물가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 개인 운송장비 운영비, 운송 서비스 이용료로 구성되는데, 개인 운송장비 운영 관련 품목의 상승률이 25.2%로 특히 높았다. 이는 2008년 7월(27.6%)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휘발유 등 연료비는 물론 타이어 등 소모품, 세차료, 주차료, 대리운전 이용료 등 부대 비용 대부분이 올랐다.

우선 연료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경유(45.8%), 휘발유(27.0%), 자동차용 LPG(26.0%) 모두 급등했다. 5월 넷째 주 평균 주유소 판매가격은 경유 1L당 2000.3원, 휘발유 1L당 1993.8원에 달했다.

자동차용품(11.0%), 자동차 타이어(9.8%), 세차료(8.7%), 엔진오일 교체료(8.4%) 등 개인 운송장비 유지·수리에 드는 비용도 4.9% 올랐다.

개인 운송장비 관련 기타 서비스는 4.4%가 올랐다. 구체적으로는 대리운전 이용료(13.2%), 승용차 임차료(6.3%), 자동차 학원비(5.3%), 주차료(4.7%) 등의 상승폭이 컸고, 도로 통행료와 자동차 검사료는 전년과 같았다.

운송장비 자체도 3.5% 올랐다. 자동차 연식 변경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품목별 상승률은 자전거(12.0%), 수입 승용차(4.3%), 다목적 승용차(3.8%), 대형승용차(3.0%), 전기차(2.4%), 경승용차(2.0%), 소형 승용차(1.4%), 중형 승용차(0.7%) 등이다.

운송 서비스의 대중교통 요금 동결에도 불구하고 경우 항공요금 등이 오르면서 2.3% 상승했다. 국제 항공료와 국내 항공료가 각각 19.5%, 10.2%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여객선 요금도 9.2% 올랐다. 기차·지하철·시외버스 요금은 1년 전과 같았고 시내버스 요금은 0.5% 내렸다. 택시요금은 0.9%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교통 물가 상승은 주로 석유류 가격 상승때문”이라며 “항공료는 유류할증료가 인상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 차원에서 교통 요금 인상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국토교통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도로 통행료, 철도 요금 등 공공 교통 요금을 당분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가 인상 요인이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업계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