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전 세계 태양광·풍력 발전 구조물용 철강재 시장만 80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업계가 친환경 에너지용 강재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해외 시장 수출을 위해 저탄소 강재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 등은 친환경 에너지용 강재를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보고 제품 개발·생산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크게 태양광·풍력 발전 구조물용,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운송용, 수소 저장·운송용 등의 강재가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태양광·풍력 발전 구조물용 강재 사업은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부식에 강한 포스맥(PosMAC)을 중심으로 태양광 시장을 공략해왔다. 친환경 에너지용 강재 통합 브랜드 '그린어블(Greenable)' 출범과 함께 풍력 발전 타워에 들어가는 후판 '그린어블 윈드(Greenable Wind)' 등 맞춤형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태양광 구조물용 경량 H형강 개발을 추진하고, 풍력 발전용 후판과 강관을 공급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발전 확대에 따라 구조물용 강재 시장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구조물을 만드는데 1메가와트(㎿)당 강재 약 62.7톤(t)이 필요하다. 구조물 비용으로만 약 1억1000만원이 든다. 국내외 태양광 발전 설치 계획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 태양광 발전 구조물용 강재 시장은 국내 1조6000억원, 전 세계 37조원 규모다.
풍력 발전 구조물의 경우 1㎿당 강재 약 220t이 들어간다.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이 t당 130만원 수준인 점을 토대로 추산하면 2억9000만원이다. 2030년까지 국내외 풍력 발전 설비 증설 목표를 토대로 추산하면 국내 시장 3조4000억원, 전 세계 58조원 규모다.
탄소중립 과정에서 중간 단계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운송용 강재도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천연가스를 액체 상태로 유지하려면 영하 162℃ 이하의 극저온 상태에서 강도와 충격 인성이 뛰어나야 한다. 포스코의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최근 글로벌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로부터 LNG 저장·운송용 강재로 승인받았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망간강은 철에 망간을 첨가해 강도나 극저온인성 등의 성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현대제철 역시 '9%니켈강'을 앞세워 LNG 추진선 연료탱크와 LNG 액화플랜트 프로젝트 등을 공략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시장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LNG 운반선 발주량은 37척, 2억9986만CGT(Compensated Gross Tonnage·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무게 단위)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LNG 액화플랜트 프로젝트도 24건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LNG 저장·운송용 강재 기술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 저장·운송용 강재 개발의 디딤돌 역할을 한다. 액화한 수소를 저장·운송하려면 강재가 LNG보다 더 극저온인 영하 253℃ 이하의 환경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에너지용 강재 시장 규모가 국내보다 해외가 월등히 큰 만큼 수출 활로를 찾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철강업계에선 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제품 기술력을 높이는 한편,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여 '그린 철강' 생산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시작으로 탄소 배출 관련 규제가 갈수록 강화할 것"이라며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는 것이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자체 철강 생산공법인 '파이넥스(FINEX)'의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 'HyREX'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까지 포항제철소에 연간 1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시험 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전기로 기반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로 전환해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