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콜센터 아웃소싱 업체 유베이스는 동종업계 상장사인 한일네트웍스 지분 50.1%를 인수한 데 이어 자사주를 제외한 유통주식을 공개 매수에 나섰다. 이는 한일네트웍스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것이다. 최근 유망 스타트업이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 비상장사들의 상장 준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베이스가 상장사를 통한 우회상장이 아닌 자진상폐를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베이스의 콜센터 상담사들이 업무 중이다. /유베이스 제공

13일 유베이스와 한일네트웍스 공시를 종합해보면, 이날부터 6월 10일까지 유베이스는 KB증권을 통해 기존에 확보하고 있던 주식 598만9532주(50.1%)와 한일네트웍스 자사주 85만주(7.11%)를 제외한 나머지 511만4695주(42.79%)에 대해 공개매수를 시작한다. 매수가격은 주당 1만2000원이다. 유베이스의 이사회 결의 전날인 10일 종가(1만650원)보다 12.7%, 이전 3개월 가중 평균 주가(9581원) 대비 25.2% 할증을 붙인 가격이다.

유베이스 관계자는 “이미 지난 2월 말 지분 50% 이상을 취득하며 한일네트웍스 경영권을 인수했으나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는 한편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지분율 95% 이상)을 충족해 의사결정의 효율성, 상장 유지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베이스가 유통주식을 전량 매수해 지분율 92.89%를 확보한 뒤, 이후 한일네트웍스의 자사주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식으로 요건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 점유율 약 5%로 업계 1위인 유베이스는 인바운드(소비자에게 걸어온 전화를 받는 문의성 업무)에 특화돼 있는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삼성화재, 현대카드 같은 금융사를 비롯해 쿠팡, 이마트, 여기어때, 넷플릭스 같은 굵직한 기업의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유베이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한일네트웍스는 아웃바운드(보험사에서 고객에게 먼저 전화를 거는 통지성 업무)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자체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기업에 공간, 장비 등 IT 기술 역시 아웃소싱해왔다. 회사 측이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베이스 최대주주인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상장을 통한 자금회수(엑시트)보다는 기업가치 향상을 통해 회사를 재매각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유베이스가 당장 자금이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리해서 우회상장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느리게 움직이는 업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기 위해서는 완전한 경영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유베이스는 본업인 콜센터 사업 확장을 위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송기홍 유베이스 대표는 최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콜센터의 근원적 경쟁력인 사람의 수준을 끌어올려 상담 서비스 품질을 최고로 만들고,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해 2024년까지 연 매출 1조원,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한일네트웍스를 시작으로 인수·합병(M&A)도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