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온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 나서면서 세계 1위 동박 생산업체 SK넥실리스를 보유한 SKC(011790)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보다 동박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SK넥실리스는 이미 증가하는 동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전부 가동 중이며 글로벌 생산기지도 확대하고 있다.

1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연내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SK온은 에너지 밀도와 급속충전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끝내고 시장 상황에 따라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LFP 배터리의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선 전기차 배터리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삼원계로 불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생산했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NCM보다 주행거리는 짧지만,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도 제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올 1분기에 생산한 전기차 가운데 절반 가량에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폭스바겐, BMW 등도 중저가 전기차 모델에 LFP 배터리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SK넥실리스 정읍공장./SKC 제공

국내 업체들까지 LFP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면서 세계 1위 동박 생산업체 SK넥실리스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제조 기업마다 다르지만 LFP 배터리는 최대 5~10%가량의 동박을 더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LFP 배터리에 동박을 어느정도 사용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NCM 배터리보다 LFP가 동박을 더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NCM만 생산했던 국내 업체들이 LFP 상용화에 나서면 그만큼 동박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라고 했다.

SK넥실리스는 이미 전기차 시장 고속 성장에 따른 동박 수요 급증으로 공장을 쉬지 않고 가동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SKC는 올해 1분기에 매출 1조1206억원, 영업이익 1330억원을 달성했다. SKC가 분기 매출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넥실리스의 분기 동박 판매량은 처음으로 1만톤(t)을 돌파했다.

SK넥실리스는 늘어나는 동박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지난해 7월 연산 5만t 규모의 말레이시아 공장을 착공한데 이어 2분기에는 같은 규모의 폴란드 공장을 착공했다. 연내 미국 내 부지를 확보해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SKC는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시설을 풀가동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SK넥실리스의 동박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 비중의 90%를 상회하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CATL, 삼성SDI(006400), 파나소닉 등을 주요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고객사와 함께 신규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며 “동박 6공장 가동으로 SK넥실리스의 판매 물량은 추가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