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021년 임금협상을 위한 파업을 오는 13일까지 엿새 연장하기로 했다.
노조는 4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6~10일 3일간 부분 파업, 11~13일 3일간 전면 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13일 이후 일정은 향후 추가 회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으로, 파업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이미 노조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5일간의 파업을 진행해왔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8월 30일 시작한 임금협상을 올해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번 파업의 근거가 된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지난해 11월 9~12일 진행됐다. 노사는 지난 3월 15일 기본급 7만3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성과금 148%, 격려금 250만원, 복지 포인트 3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난 3월 22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6.76%의 반대로 부결된 후 협상은 교착 상태가 됐고, 이번 파업으로 이어졌다.
지난 2일부터 노사는 교섭을 재개했지만 현재까지 논의에 진척은 없는 상태다. 노조는 최근 교섭에서 연차별 임금 격차 조정과 직무환경수당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회사측이 파업중 물류를 막은 노조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조선소 내 중대재해 발생과 노조의 파업으로 현대중공업의 생산성이 올해도 국내 업계 최저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중공업의 생산성은 그룹 계열사 내 다른 조선사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동가능시간 대비 실제가동시간 평균가동률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3.6%를 기록해 현대삼호중공업(87.9%), 현대미포조선(75.7%)보다 낮았다. 2020년 평균가동률은 현대중공업 67.5%, 현대산호중공업 85.4%, 현대미포조선 79.1%였다. 국내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010140)은 같은 기간 98~100% 수준의 평균가동률을 보였다.
원자재가 급등과 인력난, 불확실한 시장 전망 등 대외 환경이 안 좋은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까지 진행하면 생산 차질이 더 악화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4월까지 이어진 부분 작업 중지 및 파업 등과 관련한 예상 손실 규모를 1000억원 남짓으로 추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1~2월 걸쳐 발생했던 부분 작업 중지 사태로 인해 357억원이 당분기 손실로 잡혔다”면서 “이번 4월에 추가로 부분적 작업 중지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 부분까지 고려하면 연간 1000억원 남짓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