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국내 10대(자산 기준) 그룹 총수(동일인)들의 주택 공시 가격이 많게는 2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 총수(동일인) 가운데 주택 공시 가격이 가장 높은 총수는 이명희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으로, 문재인 정부 기간에만 140억원이 올랐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86억1100만원으로 평가됐다. 문재인 정부 취임 전인 2017년 1월 51억8000만원보다 66.2% 올랐다.

이재용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지분 일부를 상속받은 용산구 이태원동 단독주택은 같은 기간 84억4000만원에서 168억9000만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 현재 이 건물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3:2:2:2 비율로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매물로 나왔으나, 등기부등본상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그래픽=손민균

재계 서열 2위로 올라선 SK(034730)그룹 최태원 회장의 한남동 자택은 올해 공시가격이 167억8000만원으로 2017년 73억6000만원보다 128% 상승했다. 최 회장이 집을 신축하면서 건물 연면적이 903.46㎡에서 2236.65㎡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최 회장은 고(故)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이 살던 집을 2016년 매입해 3년가량의 공사를 거쳐 지난해부터 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거주하고 있다. 정 회장의 단독주택 공시가는 2017년 56억원이었으나, 올해 116억8000만원으로 109% 뛰었다. 정 회장의 자택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고급 아파트 한남더힐에는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살고 있다. 구 회장이 2016년에 매입한 이 집의 공시가는 2017년 41억7600만원에서 올해 62억3100만원으로 약 49% 올랐다.

신동빈 롯데그룹(롯데지주(004990))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살고 있다. 시그니엘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분류돼 올해 시가표준액 기준 37억7000만원으로 평가받았다. 입주 직후인 2018년 28억2000만원보다 34% 올랐다.

이밖에 2017년부터 올해까지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의 종로구 가회동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83%, 허창수 GS(078930)그룹 명예회장의 이촌동 아파트는 48% 상승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동일인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HD현대(267250) 사장이 사는 평창동 단독주택의 공시가도 51% 올랐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한남동 단독주택은 공시 가격이 340억4000만원으로 10대 그룹 총수들의 자택 가운데 가격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완공 직후인 2018년 당시 공시 가격이 197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년 사이 143억4000만원(73%)이 오른 셈이다. 공시 가격 상승폭도 다른 총수들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의 중구 장충동 자택은 6억4200만원에서 9억7200만원으로 51%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