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진행 중인 LX그룹이 5월 1일 출범 1주년을 맞았다. LX그룹의 지주사인 LX홀딩스(383800)는 지난해 5월 1일을 기일로 LG(003550)와 인적분할해 출범했다. LX는 지난 1년간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LX그룹은 빠른 시일 내에 공정거래위원회에 LG그룹과의 계열분리 신청을 한다는 목표를 갖고 관련 절차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에서 LX그룹 소속 회사들은 여전히 LG그룹 계열사로 분류돼 있었다. 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계열 분리 관련 사항을 준비하는데 당초보다 시간이 조금 더 많이 걸렸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계열분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 /LX그룹 제공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조카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자 일부 계열사를 거느리고 독립해 LX홀딩스를 출범시켰다. LX홀딩스는 LX인터내셔널(001120)(옛 LG상사), LX하우시스(108670)(LG하우시스), LX세미콘(108320)(실리콘웍스), LX MMA(LG MMA), LX판토스(판토스) 등을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갖고 있다.

현재까지 LX그룹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지주사인 LX홀딩스는 출범 첫해인 지난해 매출액 1858억원, 영업이익 1472억, 당기순이익 142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 주력사인 LX인터내셔널과 시스템반도체 회사 LX세미콘은 지난해 각각 6562억원, 3696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두 회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각각 2457억원, 1279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9%, 115.9% 증가했다. 계열사 실적이 개선되면서 LX그룹의 자산은 2020년말 8조930억원에서 작년말 10조374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 1년간 LX그룹은 M&A로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LX하우시스가 한샘(009240)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LX인터내셔널이 지난 3월 판유리·코팅유리 업체 한국유리공업을 59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으며 첫 M&A를 성사시켰다. 이어 지난 4월에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를 950억원에 인수했다.

LX인터내셔널 자회사인 LX판토스도 지난달 북미 지역 물류회사 트래픽스에 311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에 나섰다. LX판토스가 북미 시장에서 물류 사업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LX세미콘도 지난해 일본 방열소재 업체 FJ 컴퍼짓 머터리얼즈의 지분 29.98%을 LG화학(051910)으로부터 70억원에 인수했다. 방열소재는 전자부품 등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쓰이는데, 미래 성장 동력인 차세대 전력반도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LX세미콘은 지난해 일본 법인을 설립해 현지 영업도 강화했다. 소니 및 파나소닉, 샤프 등에 부가가치가 높은 OLED용 디스플레이 구동 집적회로(DDI) 판매가 늘어날지 주목된다.

LX는 최근 미국에 상장된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업인 매그나칩 반도체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매그나칩은 DDI를 설계·생산하는 업체다. OLED용 DDI 시장점유율은 30%로 삼성전자(005930)에 이은 세계 2위다. 최근 품귀현상을 빚는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 시장에도 진출해 하반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매출 5900억원, 영업이익 800억원을 기록했다. LX그룹 관계자는 “그룹 성장전략 제고 차원에서 다양한 M&A라든가 전략적 방식을 두루 관심갖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매그나칩이 매물로 나온 상황을 보고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LX그룹은 사업을 확대해 LG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계획이다. 계열 분리 전인 2020년 말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 가운데 LG그룹 비중은 LX세미콘이 75%, LX판토스 66%, LX MMA가 30% 수준이다. LX는 계열분리가 이뤄진 뒤에도 향후 3년간 LG와의 거래 내역을 제출해야한다. 만약 이 기간에 부당 거래가 발생하면 공정위가 계열분리를 취소할 수 있다. 구본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신사업은 기업의 미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속도감 있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