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크리에이터(유튜버) 기획사 ‘젤리스맥(Jellysmack)’이 한국 시장에 본격 상륙한다고 12일 밝혔다. 젤리스맥은 지난해 5월 손정의 소프트뱅크의 세계 최대 기술투자펀드인 ‘비전펀드2′로부터 7억5000만달러(약 9130억원)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한 이후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술 기반 콘텐츠 회사다.

이미 국내에서 ‘디바제시카’ ‘야미보이’ ‘수빙수tv’ 등을 지원 중인 젤리스맥은 이번 출사표를 계기로 엔터테인먼트·코미디, 음식, 게임, 스포츠, 미용, 과학 등 전 분야에 걸쳐 큰 잠재력을 지닌 국내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젤리스맥 제공

젤리스맥은 자사가 보유한 동영상 최적화 프로그램을 내세워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동영상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맞게 최적화해 배포, 확산, 운영하는 전 과정을 책임지고 이를 통해 해당 채널의 빠른 성장을 돕겠다는 포부를 내세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는 산업 중 하나로, 국내에서도 구독자 10만명을 넘는 유튜브 채널이 5500개가 넘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의 진출로 다이아티비나 샌드박스, 트레져헌터 등 대형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는 국내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시장이 지각변동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소속사인 MCN은 크리에이터가 구독자를 늘릴 수 있도록 콘텐츠 기획·제작을 지원하고, 이를 발판으로 광고 유치 등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이런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들의 사업 입지가 좁아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내 MCN 시장 규모는 1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간 국내 MCN 업계는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을 수익을 확실히 내지 못하는 고민이 있었다. 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고위 관계자는 “구독자 100만명이 있는 상위 1%의 크리에이터만 두고 있다면, MCN도 돈을 벌 수 있지만 다른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기 위해 회사가 투자를 하고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직원이 늘며 인건비도 커지는 등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근 일부 MCN이 본격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것은 수익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에이터 테크’를 내세운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이라는 MCN 스타트업은 비효율을 줄이고, 기술력을 통해 크리에이터가 ‘진짜’ 구독자를 유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설립 15개월 만에 11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서울대학교기술투자지주가 참여했으며, 삼성넥스트의 알렉스 신 어드바이저, 모어랩스의 참업자인 이시선, 트레바리 윤수영 대표 등이 개인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콘텐츠 분석 서비스 ‘미어캣IO’을 통해 소비자들이 보는 콘텐츠를 분석, 크리에이터의 활동을 가이드하고 있다. 광고주 커뮤니케이션 관리 플랫폼을 시범적으로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