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는 탄소나노튜브(CNT) 생산 기업에 투자했다. CNT는 전기와 열전도율이 구리, 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해 차세대 신소재로 꼽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CNT를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 제이오에 150억원을 투자해 지분 5.45%를 확보했다. 제이오는 2007년부터 CNT를 개발해온 국내 대표 기업이다. 유럽 완성차업체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에 CNT를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배터리 동맹 관계인 미국 포드사에도 제이오의 CNT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CNT는 차세대 반도체, 자동차 부품, 항공기 동체 등 첨단산업에 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에서 CNT가 주목받는 이유는 양극 도전재 용도로 쓰이기 때문이다. 양극 도전재는 전기·전자의 흐름을 돕는 소재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첨가제로 쓰인다. CNT 도전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으로 구성된 양극재에서 리튬이온의 전도도를 높여 충·방전 효율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SK이노베이션 제공

CNT를 양극 도전재로 사용하면 현재 주로 사용되는 카본블랙 도전재 대비 약 10% 이상 전도도가 높아진다. 이에 도전재 사용량을 30%까지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양극재를 투입할 수 있어 배터리 용량과 수명이 늘어나고, 배터리 생산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

음극재에서는 실리콘 음극재의 보완재로도 쓰인다. 실리콘 음극재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사용하는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와 효율이 높다. 보통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 음극재와 비교해 배터리 충전 시간은 절반이고, 에너지 저장 용량은 네 배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리콘은 충전 과정에서 부피가 커지고 입자가 부서지는 단점이 있어 현재는 음극재 재료에 5%정도만 사용하고 있다. CNT는 실리콘 음극재의 팽창을 잡아주는 보완재로 사용된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실리콘 음극재의 팽창을 막기 위해 CNT를 첨가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제이오는 특히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에 최적화된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W CNT),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 CNT)와 유사한 얇은벽 탄소나노튜브(TW CNT)를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했다. 제이오는 경기 안산 공장 CNT 생산 규모를 올해 1000톤(t)에서 2025년 3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