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강경한 대북정책을 공언한 가운데 북핵에 대응할 수 있는 한국형 3축 체계 복원 등을 공약하면서 방산업계가 기대감을 높이는 분위기다.

한국형 3축 체계는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 등을 의미한다. 박근혜 정부 때 개념을 정립했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국방부는 3축 체계를 핵·WMD 대응체계라는 말로 바꿨다.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다. 킬 체인은 ‘전략표적 타격’으로, KMPR은 ‘압도적 대응’이라는 말로 변경했다.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장사정포요격체계 "강한 국방으로 평화를 지킨다". /국방부 유튜브

윤 당선인은 유명무실해진 한국형 3축 체계를 복원하고 핵·미사일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적의 공격을 단시간에 무력화하기 위해 대량으로 목표를 파괴하는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 사업은 ㈜한화(000880)LIG넥스원(079550) 등이 담당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총사업비 3200억원을 투입해 200여발을 양산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추가 배치, SM-3 적기 전력화, 레이저를 비롯한 새로운 요격무기 개발 등 KAMD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MSAM-Ⅱ)’ 등이 상대의 미사일 공중 요격에 사용된다. LIG넥스원·한화시스템(272210)·한화디펜스 등이 개발에 참여한 ‘천궁-Ⅱ’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4조원대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다른 KAMD의 핵심 체계로는 지난달 23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과 장사정표 요격체계(LAMD) 등이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본격화된 2015년 개발에 착수한 L-SAM은 고도 50~60㎞에서 적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무기로, 한화와 LIG넥스원 등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LAMD 역시 LIG넥스원의 국산 함대공 미사일 ‘해궁’을 개량해 개발 중이다.

2030년으로 예정된 ‘한국형 아이언 돔’을 2026년에 조기 전력화하는 방안도 관심을 끌고 있다. KAMD와 통합해 다층 방어망을 보강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이언 돔은 여러 장소에 요격미사일 발사대를 설치해 날아오는 장사정포를 돔(둥근 지붕) 형태의 방공망으로 둘러싸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북한은 방사포 전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한국형 아이언 돔’ 도입은 빨라도 약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화가 늦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KAI 부스를 방문한 어린이 관람객이 메타버스 기반의 미래형 훈련체계를 체험하고 있다. /KAI 제공

윤 당선인은 ‘제2의 창군’ 수준으로 군대를 재설계해 AI(인공지능) 기반 무인·로봇 전투체계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약속했다. 2030년까지는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로, 2040년까지는 무인전투체계로 전환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방안이다. 또 메타버스(AR·VR·XR) 활용 등을 통해 미래형 훈련체계도 구축할 계획인데,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과 한글과컴퓨터(030520), LIG넥스원 등이 뛰어들어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굵직한 수출 소식이 많지만, 여전히 방산업체 매출 대부분은 국내에서 나온다”면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각국에서 군사력 증강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전략 무기 고도화·국산화가 현실화된다면 방산업계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