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국제선 여객 수요가 살아날 수 있을지 항공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은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백신 접종자에 한해 해외 입국 시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은 자가 격리 제도가 폐지되거나 완화될 경우 여객 수요가 살아나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달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PCR 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온 백신접종자에게 1주일의 격리를 명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며,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조치"라며 "PCR 검사 결과가 음성인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를 폐지해 '여행의 자유'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 넘게 여행의 자유, 고향의 가족을 만날 자유를 제한당한 국민에게, 새 정부는 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을 찾아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현재 방역당국은 해외 입국자에 대해 입국 전 유전자증폭(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고, PCR 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왔어도 입국 후 7일간 자가격리를 강제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적용된다.

항공업계에선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제도가 폐지되거나 완화될 경우, 국제선 여객 수요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선은 고정비 대비 항공권 가격이 국내선보다 비싸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선 수익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현재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것은 자가 격리 제도"라며 "한국뿐 아니라 해외의 백신 접종률도 높기 때문에 자가 격리 제도만 완화되면 여객 수요가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판처럼 자가 격리를 면제해주는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국가행 항공편의 탑승률은 만석에 가깝게 나오고 있다. 사이판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따르면 사이판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66%다. 항공기 좌석 점유율을 70% 이하로 제한한 것을 감안하면 만석에 가까운 약 94%로 환산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트래블버블 시행 초기에는 탑승률이 높지 않았으나 안전한 여행지로 주목받으며 신혼여행, 단체 관광 등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089590) 역시 인천~사이판 노선 평균 탑승률이 90% 중반에 달한다.

또 다른 트래블버블 지역인 싱가포르의 경우 탑승률 자체는 높지 않지만, 여객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싱가포르와의 트래블 버블이 시행된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난 3개월간 여객 노선 이용객은 총 5만5241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이었던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월까지의 이용객이 1만334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5.3배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국내예방접종 완료자가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항공업계가 여객 수요 회복을 바라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실적에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적자 탓에 LCC들이 지난해 연간 잠정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제주항공(089590)이 3234억원, 진에어(272450)가 1942억원, 티웨이항공(091810)이 1570억원, 에어부산(298690)이 20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003490)도 화물 사업 덕분에 연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지만, 본업인 여객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여객사업에서 1조8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19년(7조7675억원) 대비 86.05% 떨어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유가까지 치솟으면서 경영 환경마저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항공사가 정상화되기 위해선 국제선 재개가 필수인 만큼, 차기 정부에서 현실적인 방역 지침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