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일정 신뢰도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해운사들이 주요 노선의 컨테이너선 선복(적재 공간)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항만 적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월 컨테이너선 정시성(Schedule Reliability)은 30.9%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컨테이너선 10척 가운데 7척이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의미다. 컨테이너선 정시성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70% 안팎이었다.
평균 지연일은 7.4일로 전달 7.7일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 평균 4.1일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선사별로 보면 덴마크 머스크의 정시성이 46.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스위스 MSC 42.8% ▲HMM(011200) 30.6% ▲독일 하팍로이드 28.4% ▲이스라엘 ZIM 27.5% 순이었다. 대만 에버그린이 15%로 가장 낮았다.
항만에서 컨테이너 물량 처리가 늦어지면서, 다른 컨테이너선들도 정박하지 못하고 대기해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해운사들이 중국 춘제(음력 설) 연휴 이후 3개월 동안 주요 노선의 선복량을 역대 최대치로 늘릴 계획이어서 항만 적체 문제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도 커졌다.
아시아~미주 서안 노선의 일주일 평균 선복량은 지난해 30만2700TEU(1TUE=20피트 컨테이너)에서 올해 36만3900TEU로 증가할 예정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의 28만7000TEU와 비교하면 매주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5척가량을 더 투입한다는 의미다. 아시아~미주 동안 노선도 일주일 평균 선복량이 지난해 16만3000TEU에서 올해 22만8300TEU로 늘고, 같은 기간 아시아~유럽 노선도 27만2000TEU에서 32만4500TEU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항만의 컨테이너서 처리가 정상화되기 전까지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알란 머피 씨인텔리전스 최고경영자(CEO)는 “특히 중국 춘제 이후 아시아~미주 동안 노선 물동량은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40.1%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미주 서안에 이어 동안 항만까지 컨테이너 물량 처리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