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빅뱅, 소녀시대, 원더걸스, 슈퍼주니어, 2PM, 샤이니 등 2000년대 중후반에 주로 활동했던 2세대 K팝 아이돌이 잇달아 복귀하고 있다. 이들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류를 본격적으로 견인했다는 평을 받는다.

9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소속 그룹 빅뱅은 올해 봄 4년 만에 컴백할 예정이다. 현재 신곡 녹음을 마쳤고,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있다. YG엔터는 전날인 8일 가상자산 거래소이자 블록체인 인프라 공급자인 바이낸스(Binance)와 손잡고 빅뱅을 비롯해 블랙핑크, 위너 등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룹 ‘빅뱅’. 왼쪽부터 탑, 지드래곤, 태양, 대성. 5인조 팀이었던 빅뱅은 2019년 승리가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로 인해 팀을 탈퇴하면서 4인조가 됐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YG엔터는 최근 1~2년 사이 다른 주요 엔터사(하이브(352820),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주요 아티스트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서다. 지난해 음반 판매량도 261만3767장(4.6%)으로, 4대 엔터사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점유율을 보였다.

2006년에 데뷔한 빅뱅의 컴백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들을 비롯한 2세대 K팝 아이돌이 국내외에서 가진 영향력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이다.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은 최근 중국 유명 음료 브랜드 ‘차파이’의 광고 모델로 발탁됐는데, 중국 본토 유명 브랜드가 현지 광고 모델로 한류스타를 섭외해 대규모로 홍보하는 것은 2016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지드래곤이 처음이다.

YG엔터 외에도 2세대 K팝 아이돌의 컴백은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SM엔터(에스엠(041510))는 2004년 데뷔한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최강창민을 올해 소속사 첫 컴백 주자로 꼽았다. 또 2008년 데뷔한 SM엔터 소속 그룹 샤이니와 2005년 데뷔한 슈퍼주니어, 2008년 데뷔한 JYP엔터(JYP Ent.(035900)) 소속 2PM 등이 군대 공백기(군백기)를 끝내고 모든 멤버가 모인 모습으로 무대에 다시 섰다.

SBS 유튜브 '문명특급'. /유튜브 캡처

엔터업계에서는 2010년 전후 노래를 중심으로 한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컴눈명(다시 컴백해도 눈감아 줄 명곡)’ 등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이 노래를 부른 2세대 아이돌이 소환됐다고 보고 있다. 2PM의 경우 약 5년 만의 복귀 무대를 SBS 유튜브 ‘문명특급’ 콘텐츠 ‘컴눈명’에서 가졌는데, 단독 무대 영상이 조회수 500만회를 넘기고 이미 발매됐던 노래가 음악 차트에 재등장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음반 및 음원, 콘서트, MD(기획상품) 등 아티스트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엔터사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2021년 상위 400위 기준 앨범 판매량은 약 5700만장으로 전년보다 36.9% 증가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2세대 아이돌의 구보가 꾸준히 팔리고, 신보가 요즘 나오는 그룹 못지않게 판매되는 등 앨범 판매량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