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352820)가 기획한 웹툰과 웹소설 형태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베일을 벗는다. 일부 BTS 팬은 아티스트를 지나치게 상업화한다며 반발해왔는데, 팬덤의 우려가 줄어들지 관심이다.
14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이날 BTS 멤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븐 페이츠 : 착호(7FATES: CHAKHO)’ 공식 스토리 영상이 공개되고, 15일에 네이버(NAVER(035420)) 웹툰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정식으로 첫 화가 공개될 예정이다. 같은 소속사 그룹 엔하이픈(ENHYPEN),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각각 협업한 ‘다크 문(DARK MOON): 달의 제단’, ‘별을 쫓는 소년들’도 16일, 17일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세븐 페이츠 : 착호’는 하이브가 아티스트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직접 개발한 오리지널 스토리의 첫 번째 콘텐츠다. 하이브는 지난해 11월 4일 기업 설명회를 열고 자사 아티스트와 협업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음악 외에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 등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부대사업을 펼쳐 수익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이브의 이런 계획은 웹툰 정식 공개 전에 논란에 휩싸였다. 하이브는 ‘세븐 페이츠: 착호’의 출시 전 이벤트로 ‘슈퍼캐스팅: BTS’ 웹툰을 멤버별로 1편씩 공개했는데, 품질이 낮아 일부 팬들이 불만을 표시했다. 실제 웹툰을 보면 BTS 멤버의 사진 몇 장과 짤막한 글귀가 내용의 전부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아티스트의 IP를 이용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엔터사는 대부분의 매출이 전속계약으로 맺어진 아티스트의 활동으로 창출된다. 주 수익원인 아티스트의 활동이 중단되면 회사의 수익성 및 성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양한 먹거리를 찾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팬들은 아티스트를 음악이나 공연 이외의 콘텐츠로 소비하는 것이 지나친 상품화라며 반대하고 있다.
하이브 역시 지난해 말 콘텐츠 확장 계획은 발표하고 나서 일부 팬들의 반대에 부딪혀 왔다. 웹툰·웹소설과 더불어 팬들이 우려하는 분야는 NFT다. 국내 엔터사들이 다수 진출한 NFT 사업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대체 불가능한’ 원본으로 소유할 수 있어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메타버스와 접목하면 산업 확장 가능성이 크다. NFT 사업을 공식화한 직후 하이브 주가는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환경 문제에 민감한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NFT 사업이 BTS가 표방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BTS는 지난해 9월 유엔 연설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언급하는 등 환경 보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그런데 탄소 발생량이 많은 NFT 사업에 BTS 멤버가 참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엔터사가 음악 외에 NFT·메타버스 등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불가피한 경영 행보”라면서 “팬들이 회사의 주주로 참여하는 등 팬덤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회사와 팬들이 충분한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