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포스코가 투자한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鹽湖)의 추정 가치도 크게 올랐다. 포스코는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고 리튬과 니켈 사업을 확장해 2025년까지 2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리튬 염호의 누적 매출 추정치를 103조원이라고 밝혔다. 리튬 염호의 예상 매장량 1350만톤(t)에 지난달 리튬 평균 가격 t당 3만709달러(약 3600만원)와 정제·추출비율(가채율 30%, 수율 70%)을 곱해 산출한 값이다. 포스코가 2018년 호주 갤럭시리소시스로부터 인수할 때 가격 2억8000만달러(당시 3100억원)의 300배가 넘고, 지난 3월 발표한 누적 매출 추정치 35조원의 3배 수준이다.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평가한 염호 가치가 뛴 것은 매장된 리튬 추정량이 늘고, 채취할 수 있는 능력이 성장한 면도 있지만 리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 크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이차전지에 쓰이는 탄산리튬은 전날 중국에서 t당 3만2600달러(약 3860만원)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평균 t당 5860달러였던 탄산리튬 가격은 올해 초부터 급등하면서 5배 넘게 뛰었다. 전기차용 이차전지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의 수요 증가세를 원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빠듯한 수급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2030년 기준 리튬 수요는 179만톤, 공급은 150만톤으로 예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도 아래로 억제하기 위한 기후정책에 따라 2040년 리튬 수요가 2020년의 42배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기존 광산과 2030년까지 계획광산의 리튬 공급량은 수요의 절반 수준으로 평가됐다. IEA는 리튬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주요 원료인 코발트와 니켈 수요도 20년 동안 각각 21배, 19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 건설 현장을 방문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하 염수를 뽑아 올리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리튬과 니켈을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포스코는 2025년까지 리튬 11만t 생산능력을 갖춰 연 매출 1조7000억원을 내는 것으로 목표로 정했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염호에 더해 호주 필바라(Pilbara Minerals)사에 지분을 투자해 앞으로 연간 약 32만t의 리튬 광석을 공급받는다. 올해 4월 출범한 포스코리튬솔루션이 리튬 광석을 활용해 수산화리튬을 추출할 계획이다. 2023년 10월 가동을 목표로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에 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되면 연간 4만3000t규모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니켈 역시 2025년까지 총 11만t의 생산체제를 갖춰 매출 1조2000억원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광석과 이차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으로 만들 계획이다. 포스코가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설립한 포스코HY클린메탈의 리사이클링 공장은 내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듬해부터 포스코가 자회사 SNNC와 함께 전남 광양제철소 내에 짓고 있는 고순도(99.9%) 니켈 생산공장도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또 호주의 니켈 광업·제련기업 레이븐소프(RNO) 지분을 30% 확보해, 2024년부터 니켈 가공품 3만2000t(니켈 함유량 기준 7500t)도 매년 공급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리튬·니켈 등 원료 사업이 본격화하면 포스코케미칼의 양·음극재나 수소·전기차용 철강제품,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의 구동모터코아 등 그룹 전반의 시너지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아르헨티나 염호 현장에 다시 한번 출장을 갈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