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004020)이 우분(牛糞·소의 배설물)으로 고로(용광로) 연료를 대체하는 기술을 적용한다.

현대제철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등과 고로에 투입하는 고형 연료로 우분을 재활용하는 ‘우분 고체연료의 생산 및 이용 촉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이번 협약에 따라 농식품부는 우분의 고체연료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추진하고 농협중앙회는 우분 고체연료를 생산·공급한다. 현대제철은 제철소 내 이용 확대를 위한 기술 협력을 맡았다.

현대제철은 농식품부·농협중앙회와의 협업을 통해 내년부터 우분 고체연료를 대탕도(쇳물 배출용 통로) 내화물 건조용 열원으로 쓰고, 시험을 거쳐 고로 연료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1톤(t)의 우분 고체연료를 활용하면 4t의 축산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고, 온실가스도 1.5t 줄일 수 있다. 우분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2200만t이 발생하는데 대부분 퇴비로 쓰이며 연간 200만t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해왔다. 현대제철은 환경적 효과와 더불어 수입원료 대체 등 경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2년부터 우분을 제철소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2014년 특허를 출원, 같은 해 실증 평가를 거쳐 용도 다변화를 위한 추가 연구를 이어왔다. 그동안 우분의 수거·고체연료 제조에 대한 문제와 경제성 등을 이유로 상용화가 지연됐으나, 주무부서인 농식품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9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농축산업 분야와 제철소가 생산협력을 모색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올바른 실천이자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모범적 사례”라며 “가축 분뇨 등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늘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나 농식품부의 미활용 가축 분뇨 감축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