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K9 자주포의 1조원대 호주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13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호주 국방부 획득관리단(CASG)이 13일 한화디펜스 호주법인과 K9 자주포 획득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호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8번째로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호주 육군이 운용할 K9 자주포 '헌츠맨(Huntsman)'. /한화디펜스 제공

K9 자주포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디펜스(옛 삼성테크윈) 등이 설계단계에서부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리 육군의 주요 무기체계다. 155㎜ 구경에 약 8m 길이(52구경장)의 포신에서 발사되는 포탄의 사거리는 40㎞에 이른다.

호주 정부는 육군 현대화 노력의 일환으로 ‘LAND 8116′ 자주포 도입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2020년 9월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를 단독 후보 기종으로 선정한 후 최종 협상을 진행해 왔다.

계약 체결에 따라 한화디펜스는 호주 육군에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K9 자주포를 ‘Five Eyes’ 국가에 처음으로 수출하는 것이며,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주요 무기체계를 호주에 수출하는 사례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호주 당국은 이번 사업에 우리 돈으로 약 1조원 규모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디펜스 K10 탄약운반장갑차. /한화디펜스 제공

특히, 호주 빅토리아주(州) 질롱에 자주포 생산시설을 건립해 현지에서 자주포 생산 및 납품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호주 방위산업 활성화는 물론 한-호주 방산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 육군이 운용할 K9 자주포는 덩치가 큰 거미라는 뜻의 ‘헌츠맨(Huntsman)’으로 명칭이 지어졌으며, 기존 K9 자주포 대비 방호력과 감시·정찰 능력이 강화된 제품이 납품될 예정이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001년 터키와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생산 방식으로 그 공급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폴란드·인도·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 등 총 6개국과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집트군도 현재 K9 도입을 검토 중이다.

K9 자주포. /한화디펜스 제공

호주 정부의 K9 자주포 도입 계약은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 방문 기간(12~15일)에 맞춰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강은호 방사청장은 “한·호주 양국은 K9 자주포에 대한 상호 운용성을 기반으로 무기체계 간 합동성을 증진하는 방안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또 이날 호주 CASG와 한·호주 양국 간 방위산업·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도 맺었다고 밝혔다. 강 청장과 토니 프레이저 CASG 청장 간의의 MOU 서명식엔 문 대통령과 모리슨 총리도 임석했다.

방사청은 “지난 2001년 8월 체결한 한·호주 국방부 간 MOU가 2011년 만료된 데다, 우리나라에선 2006년 1월, 호주에선 2015년 6월 각각 방사청과 CASG가 개청해 방산현혁·획득 주무부처가 바뀌었다”며 이를 반영한 새 MOU를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