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POSCO)가 물적분할 방식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한다. 사업회사 포스코는 철강업에 집중하고, 지주회사 포스코는 자원개발과 수소 등 신사업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포스코는 10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 안건을 논의한다. 포스코는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이유로 ▲친환경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대응 ▲수소·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투자 확대 ▲기업가치 제고 등을 제시했다. 포스코는 오늘 이사회에서 수소사업 목표치도 상향 조정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기존에 2050년까지 그린 수소 500만톤(t) 생산을 목표로 했는데 이를 700만톤으로 올릴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 이르면 다음달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지주회사 전환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분할 방식을 두고 고민 중이다.
철강업계에선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물적분할한 뒤 사업회사를 비상장 상태로 유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물적분할을 하면 지주회사 포스코가 사업회사 포스코의 지분율을 100% 확보할 수 있어, 배당 등으로 추가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유리하다. 다만 기존 주주는 지주회사 포스코의 지분만 보유하게 되는 만큼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소액주주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관건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앞서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의 물적분할안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물적분할을 하고 사업회사 포스코를 비상장사로 유지하면 철강업 꼬리표를 뗄 수 있고, 지주회사 포스코의 회사가치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을 포스코가 주주들에게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적분할도 가능성이 있지만 지주사 요건을 채우기 위한 추가 조처가 부담이다. 인적분할 후 지주회사 포스코의 사업회사 포스코 지분율은 13.26%다. 이달 말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인 의무 지분율 30%를 밑돈다. 지분 확보를 위해 수조원을 써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업회사 포스코로부터 받는 배당금도 지분율에 따라 줄어드는 만큼 신사업 투자금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진다.
포스코는 지주회사 중심으로 자원개발 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