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올해 11월 전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했다.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적으로 수주하면서 척당 평균 가격도 중국의 3.5배에 달했다. 양과 질 모두 중국을 압도한 셈이다.
7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이 11월 한 달간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32만CGT(표준선 환산톤수) 중 77만CGT(58%)를 수주하며 중국(46만CGT, 35%)을 23%포인트(P) 차로 제치고 1위를 달성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계 수주 실적은 중국이 한국을 앞섰다. 전 세계 누계 발주량 4507만CGT 가운데 중국이 2192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49%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한국은 1696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37.7%로 2위에 머물렀다. 일본은 393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9%로 3위를 차지했다.
조선업계에선 중국이 값싼 컨테이너선을 대거 수주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작년 대비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10배 늘었는데,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체 발주량의 절반이 넘는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것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1월까지 컨테이너선 발주량 1910만CGT의 59%인 1126만CGT를 수주했고, 한국은 660만CGT(34.5%)를 수주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컨테이너선 대신 LNG선과 액화석유가스(LP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적으로 수주했다. 실제로 한국의 11월 척당 평균 선가는 1억2300만달러로 중국의 척당 평균 선가(3500만달러)의 3.5배에 달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소들은 올해 수주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만 골라서 수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2~3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선박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11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에 비해 1.3포인트 상승한 153.6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1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의 주력 선종인 LNG 운반선 신조선가는 2억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 8600만 달러에 비해 10%가량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