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 부문을 아시아 아티스트로선 처음으로 수상한 가운데 오는 25일 논의될 병역법 일부 개정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BTS는 지난 22일 열린 AMA에서 올해의 아티스트 부문을 비롯해 ‘페이보릿 듀오·그룹(Favorite Pop Duo or Group)’ 부문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노래 ‘버터(Butter)’로 ‘페이보릿 팝송’ 부문을 수상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내년 1월 말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 그리고 4월 말 예정된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세계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2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AMA)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페이보릿 팝 듀오 오어 그룹'(Favorite Pop Duo or Group) 부문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3년 연속으로 이 부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연합뉴스

BTS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인 2019년 이후 약 2년 만에 미국 현지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이후 오는 27∼28일과 다음 달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역시 2년 만에 오프라인 콘서트를 연다. 다음 달 3일엔 미국 대형 음악 축제인 ‘2021 징글볼(2021 Jingle Ball) 투어’ 무대에 오른다.

BTS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352820)는 이들의 입대 문제를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매출이 전속계약을 통해 맺어진 아티스트의 활동으로 창출되기 때문에 주 수익원인 아티스트의 활동이 중단되면 회사의 수익성 및 성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BTS 멤버들은 입영 연기가 가능하다. 지난 6월부터 대중문화예술우수자가 원할 경우 만 30세까지 군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한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BTS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을 받으면 대상자가 된다. 이 경우 BTS 멤버 중 1992년생으로 나이가 가장 많은 진(김석진)은 2022년 말까지, 1997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적은 정국(전정국)은 2027년까지 각각 입대를 연기할 수 있게 된다.

BTS 팬과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입대 연기가 아닌 병역 면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는 “국방부와 병무청은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연기 기준을 제정할 때 단 한 번도 산업계 의견을 청취하지 않았다”며 대중음악계가 유독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음콘협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은 1조7000억원이라는 경제효과와 8000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했음에도 입영 연기의 대상이 될 뿐”이라며 “면제 대상인 순수예술, 체육 분야만큼 국익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이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제공

이에 하이브를 비롯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오는 25일 열리는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날 예술·체육요원 편입대상(대체복무)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자는 논의가 이뤄질 경우, 그동안 남성 아티스트를 보유한 소속사들의 실적에 큰 위험 요소였던 병역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에는 국내외 순수예술 분야 경연과 올림픽 등에서의 상위 입상자가 예술·체육요원 편입대상으로 규정돼 있다.

앞서 지난 6월 병역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성일종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국위 선양의 최선봉에 서 있음에도 현행 병역법상에 규정돼 있는 예술·체육요원의 범위에 대중문화예술인이 빠져 있기 때문에 이들은 보충역 편입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9월 개최된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병역법 개정안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간이 부족해 이달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