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006260)그룹 3세인 구동휘(사진) E1 대표가 현대차(005380)그룹, SK(034730)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에 이름을 올리며 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수입·공급 기업인 E1은 보유한 LPG 충전소를 활용해 수소 유통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유통망 구축을 넘어 수소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E1은 최근 서울 강서구 오곡동,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LPG 충전소 세 곳을 수소 충전도 함께할 수 있는 복합충전소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E1은 지난 3월 환경부와 ‘수도권 LPG 복합 수소충전소 조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이후 이 3곳이 환경부의 승인을 받았다. E1 관계자는 “이르면 연내 작업이 완료돼 내년부터 사업 시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1은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수소복합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소충전소 사업은 구 대표가 관심을 갖고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 8일 출범한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했다. 이 협의체는 현대차, SK, 롯데, 포스코(POSCO), 한화(000880) 등 국내 10대 그룹을 포함해 15개 회원사가 참여한다. 2050년 3000조원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수소시장을 선점하려면 국내 기업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서 출발했다. 구 대표는 이날 김동관 한화솔루션(009830)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과 함께 차세대 총수로 유력한 젊은 오너들의 합류로 눈길을 끌었다.
국내 LPG 수입량의 절반 가량을 공급하고 있는 E1은 축적한 역량과 자산을 활용해 협의체 내에서 수소 공급망 구축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재 E1은 전국 총 350여개 충전소에 LPG를 공급하는데, 이중 100여개 충전소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E1은 상용차용 수소인프라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인 ‘코하이젠’에도 참여하고 있다. 코하이젠은 정부, 지자체 지원 아래 E1을 비롯해 현대차,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등 8개 민간기업이 공동 출자해 설립됐다. E1은 이들과 함께 2023년까지 액화수소방식 수소충전소를 35개 이상 세우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구 대표는 올해 3월 E1 대표이사에 공식 선임된 이후 LPG 단일 사업구조에서의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E1은 사업 다각화가 돼 있지 않아 LPG 수요·공급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동 수요가 줄고 수출도 줄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3%가량 줄어든 395억원에 그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420억원에 그쳤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소 사업을 비롯해 전기차 충전사업,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수소 사업의 경우 E1은 당분간 LPG 충전소를 활용해 수소 유통망 구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통 분야 외 추가 진출에 대한 가능성도 열려있다. E1 관계자는 “보유한 자산을 활용해 수소 유통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되, 추가적 사업에 대해서도 지속 논의 중”이라며 “방향성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는 만큼, 가능한 이른 시일 내 계획을 수립해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