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인공위성 이미지 분석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항공 이미지를 분석하는 스타트업의 지분을 인수해 2~3년 내 부가 가치가 높은 위성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석이다. 2030년 글로벌 위성 이미지 시장이 70억달러(8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최근 스타트업 메이사와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사는 건설 현장의 드론 이미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 이미지 분석 기술을 강화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KAI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지분을 얼마나 인수할지는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2017년 설립된 메이사는 자체 개발한 이미지 분석 엔진을 통해 드론이 촬영한 이미지를 2D·3D 지도로 추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데이터 플랫폼에 접목시켜 현장 모니터링뿐 아니라 시공 관리, 토공량 산출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현대건설(000720), 포스코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메이사의 주 고객사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폐쇄회로(CC)TV 등 건설현장의 데이터를 융합한 스마트건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AI의 이번 투자를 두고 인공위성 이미지 데이터 분석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해석했다. 메이사가 지금은 드론 촬영 이미지 데이터를 가공하고 있지만, 자체 개발한 이미지 분석 엔진을 활용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위성 이미지 분석에도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지 분석에 대한 원천 기술은 똑같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라고 말했다.
안현호 KAI 사장도 올해 4월 위성 이미지 분석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간담회에서 “초소형 위성 제작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 영상 분석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며 “위성 영상 분석을 통해 기후, 국토관리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는 2~3년 내 유럽 에어버스의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 동남아시아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인공위성 이미지 분석 시장은 시장 규모나 사업 기회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도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AMR)는 글로벌 위성 이미지 시장이 2020년 26억달러(3조원)에서 오는 2030년엔 70억달러(8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AI 경쟁사들도 인공위성 이미지 분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한글과컴퓨터(030520)그룹은 내년 상반기 중 위성을 발사해 위성 영상 분석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KAI의 주요 고객이기도 한 프랑스 항공기 제작업체 에어버스도 지난 2017년 드론 스타트업을 에어버스 에어리얼 설립하고 드론과 위성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판매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손잡은 쎄트렉아이(099320) 역시 지난 4월 위성영상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