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이끄는 ‘뉴 삼성’이 상생에 힘을 쏟기로 했다. 미래 성장의 밑바탕이 되는 기초과학 역량과 원천기술의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고, 인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주요 대학에 계약 학과와 연합 전공을 신설하기로 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제조 역량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공장 사업과 펀드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24일 삼성은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생태계 조성 방안도 함께 내놨다. 삼성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대·중소 기업간 격차 확대 및 양극화 해소를 위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포용적 혁신과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먼저 삼성은 기초과학 역량과 원천기술의 확보를 위한 R&D 지원을 확대한다. 삼성은 2013년부터 10년간 기초과학,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등 3대 분야에 1조5000억원을 조성해 지원하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산학협력과 기초과학·원천기술 R&D 지원을 위해 최근 3년간 30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향후 3년간은 3500억원으로 지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산학과제와 박사급 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한편, 주요 대학과 반도체·통신분야 계약학과와 연합 전공도 신설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2006년 성균관대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개설한 바 있다. 이곳 졸업생들은 졸업하면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되는데, 이런 계약학과를 더욱 늘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국내 중소기업의 제조 역량을 높이는 효과가 입증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공장은 삼성이 2015년부터 시행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분야의 혁신 기술을 중소기업에 제공해 제조 역량을 업그레이드해주는 사업이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총 2500여개사에 550억원 규모의 스마트공장 사업을 지원했다.
이전까지는 기초 단계 지원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의 제조 역량을 고도화, 내실화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제조현장의 혁신과 환경안전 개선 등을 위해 공장운영 시스템 및 생산·물류의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확대하는 식이다. 삼성은 “전국에 산재한 중소 제조기업에 대한 스마트공장 사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격차는 물론 지역 간의 격차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사 안전망 강화를 위해선 현재 운영 중인 상생펀드와 물대펀드도 지속 운영하고, 우수협력사에 대한 안전·생산성 격려금은 3년간 2400억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소재·부품·장비 분야 협력사 지원을 위한 민관 R&D 펀드는 현재 200억원 규모에서 3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가 각각 150억원씩 부담하는 구조다. 이 외에도 삼성은 사회공헌활동(CSR)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