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가 베트남 석탄발전사업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석탄발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포스코에너지 자체적으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석탄발전사업 비중을 줄여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는 해외 석탄발전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는 방침이다.

20일 포스코에너지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베트남 몽중2 석탄화력발전사업의 지분 30% 매각을 검토 중이다. 지분 51%를 보유한 미국 최대 전력회사인 AES가 올해 초 미국 기반 컨소시엄에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포스코에너지도 출구 전략을 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주주간 협약에 따라 AES가 포스코에너지에 동반 매각을 제안했지만, AES 매각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아 일단 동반 매각권은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추후 매각 조건이 맞을 시 3자 매각 검토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가 지분 30%를 보유한 베트남 몽중2 석탄화력발전소./AES 몽중 홈페이지 캡처

이 사업은 지난 2011년 AES와 포스코에너지, 중국투자공사의 자회사 스테이블 인베스트먼트(지분 19%)가 베트남 북부 꽝닌성에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지어 운영하는 것으로, 베트남 최초의 민간 석탄화력발전사업이다. 연간 전력생산 규모는 1120㎿(메가와트)로, 베트남 총 발전설비의 약 4%를 담당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19억5000만달러(약 2조2891억원)가 투입됐는데, 포스코에너지는 이중 1억5300만달러(1796억원)를 투입했다. 민간 사업자들은 발전소를 25년간 운영하다 베트남 정부에 무상으로 양도하기로 했다.

포스코에너지가 몽중2 사업에서 예정보다 일찍 손을 떼려는 이유는 최근 석탄화력발전이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업황 전망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의 최대 전원은 발전량의 57.1%를 차지하는 석탄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1%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2019년 초안이 공개된 2021~2030 제8차 전력개발계획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2030년 10.7%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석탄화력발전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해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수정해 감축 목표치를 약 2000만톤(t) 이상으로 늘렸고, 전력개발계획에 따른 화력발전소 7기의 개발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고 했다.

포스코에너지가 모기업인 포스코(POSCO)그룹과 함께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베트남 몽중2 사업의 지분 매각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한 바 있다. ESG 전략의 일환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전환하고, 향후 탄소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하지 못하는 석탄 관련 신규사업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 역시 “기후변화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ESG 경영에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더 이상 해외에서 석탄화력발전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가 지난 2017년 인가를 받은 베트남 뀐랍2 석탄화력발전소 사업 역시 철회됐다. 이 사업은 응에안성 인근에 600㎿ 2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2022년 착공해 2026년 준공될 계획이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지난해 1월 베트남 산업무역통상부(MOIT)로부터 예비투자허가서를 취득했으나, 베트남 중앙정부 및 응에안성 지방정부에 석탄화력 발전사업 중단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한국정부 및 공동개발 협의사측에도 석탄발전 사업 추진의 어려움 전달했다”며 “베트남의 환경친화적인 발전사업 개발을 위해 LNG로의 연료전환 등을 적극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