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 사측과 해상노조(선원노조)의 마지막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이 결렬됐다. HMM 노사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HMM 사측과 해상노조는 11일 오후 3시부터 1시간가량 임단협 4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인상 5.5%를 제시했고, 노조는 급여 정상화를 요구하며 임금 25% 인상을 주장해왔다.

HMM 육상노조(사무직노조)에 이어 해상노조도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은 “회사가 함께 장기간 고통을 나눈 직원들에게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중노위 조정에서 사측이 전향적인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사실상 파업하라는 뜻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HMM의 1만6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누리(Nuri)’호가 중국 옌톈(Yantian)항에서 만선으로 출항하고 있다. /HMM 제공

중노위 조정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HMM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사측과 육상노조는 중노위에서 6시간가량 1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으나 협상에 진전은 없었다. 중노위 조정 절차는 통상 2~3회의 사전조정을 진행한 뒤 본조정을 개최해 조정안을 노사 양측에 제시한다.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조정은 무산된다. 조정 절차는 일반적으로 15일가량 걸린다.

중노위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는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다. HMM 육상노조와 해상노조 모두 조정이 결렬되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혀왔다. HMM은 1976년 창립(당시 현대상선)한 이래 무파업 전통을 이어오고 있었다.

HMM 파업은 곧 ‘수출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도 선복이 부족해 부산항의 컨테이너 장치율이 90%를 웃돌고 있다. 해운업계에선 장치율이 80%가 넘어서면 화물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본다.

컨테이너선 운임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북미 동안 노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만달러를 넘어섰다. 1년전과 비교해 3배 수준이다. 현재는 중국보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컨테이너선의 운임이 더 싼 편이지만 HMM이 멈춰서면, 국내 운임이 더 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관계자는 “HMM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파업으로 선박이 멈추면 곧장 수출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며 “HMM에 대한 신뢰도에도 큰 타격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