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K-배터리 3사의 희비가 엇갈린다. SK이노베이션(096770)삼성SDI(006400)는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1위 LG에너지솔루션은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가 집계한 실적 전망치를 보면 삼성SDI는 2분기 25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수치다. 매출 전망치는 전년 대비 31.7% 증가한 3조370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중대형전지사업부가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첫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북미에서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수주가 증가하면서 흑자 구도가 안착됐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연간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 울산 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조선DB

삼성SDI는 곧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4위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와 협업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그룹(PSA) 간 합병으로 올 1월 출범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다. 스텔란티스는 오는 2030년까지 유럽 라인업의 70% 이상, 미국은 40% 이상을 순수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흑자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를 제외하고 매 분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경우 흑자 전환은 어렵지만,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7000억∼8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배터리 사업의 영업손실은 1분기 1767억원에서 2분기 10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배터리 사업 부문은 이르면 내년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에는 1조원, 2025년에는 2조5000억원의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50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며 “배터리 생산능력에 있어 국내 업체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자사 배터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제공

LG화학(051910)의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에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지난해 처음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2분기에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비용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7년 4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ESS 배터리에 잠재적인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이 추산한 리콜 비용은 4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 영업익(3410억원)보다 많다.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650억원에서 많게는 19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연간 1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SS 충당금 반영에 따른 2분기 실적 부진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나 하반기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