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 중국 투자법인이 5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하면서 현지 전기차 배터리 소재 기업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을 갖고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난징법인(LG Energy Solution Nanjing)의 자본금을 1조5321억원에서 1조2380억원으로 줄이는 유상감자를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난징법인은 LG화학 투자 중국법인(LG Chem China Investment)과 LG에너지솔루션이 지분을 각각 19.2%, 80.8% 보유한 기업으로, 현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감자는 LG화학 중국법인이 보유한 지분 19.2%만 소각하는 불균등 유상감자다. 유상감자는 주주의 보유 주식을 줄이는 대신 주식 가액만큼 환급하는 감자 방식이다. LG화학은 난징법인 보유 지분을 모두 소각하고 대신 지분 가치만큼의 금액을 받게 된다. 유상감자가 마무리되면 이 법인의 지분은 100%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하게 된다. LG화학 지분 가치는 505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재 지분가치 평가가 진행 중인데 금액은 이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 측의 설명이다. LG화학이 이번 유상감자로 505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LG화학은 이번 유상감자 목적을 “중국 법인 지분 관계 해소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의 전지 사업 독립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했기 때문에 중국 배터리 생산 법인도 100% LG에너지솔루션에 넘긴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 투자를 위해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양극재 생산 능력을 2026년까지 현재의 7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에도 합작법인이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뛰어들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유상감자로 확보한 자금은 LG화학 중국 투자법인이 받기 때문에 중국 현지 기업의 M&A나 지분 투자가 곧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LG화학은 중국 현지에 배터리 소재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중국 내 3위 동박업체인 지우장 더푸 테크놀로지에 4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동박은 얇은 구리판으로 배터리 음극재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로 꼽히고 있다. LG화학이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한 양극재공장과 전구체공장도 지난해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원료다. 중국에 전구체-동막-양극재-배터리(LG에너지솔루션)로 이어지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이 완성된 것이다. LG화학이 생산하는 배터리 소재는 전량 LG에너지솔루션의 중국, 폴란드 공장으로 납품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터리 업계의 최고 관심사가 소재 확보라 LG화학이 중국 소재 기업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하거나 합작 법인 설립 및 현지 기업 인수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